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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증명·재보완 부담에 이태원 참사 피해 신청 '저조'…"입증 떠안아"

뉴스1 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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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증명·재보완 부담에 이태원 참사 피해 신청 '저조'…"입증 떠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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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국회서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 열려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2026.01.20/뉴스1 ⓒ News1 강서연 기자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2026.01.20/뉴스1 ⓒ News1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인정 신청 접수가 시작됐지만, 정작 피해자들이 여전히 제도 밖에 머물러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는 피해자 스스로 입증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호박랜턴)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신정훈·조국혁신당 정춘생·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함께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호박랜턴은 이태원 참사 생존자·지역 주민·활동가 등이 모여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온 비영리 임의단체다.

호박랜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행정안전부 주관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인정 신청' 접수 시작과 함께 국가 차원의 참사 피해자 파악·지원이 시작됐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참사 피해자·생존자 등이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신청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문제가 파악됐다.

이에 호박랜턴은 지난해 10~12월 실태조사를 실시,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에 명시된 피해자뿐만 아니라 스스로 참사 피해자인지 고민 중인 이들도 응답 대상으로 설계했다.

조사를 설계한 권하늬 호박랜턴 활동가는 "다양한 피해 경험을 확인하고, 피해자의 범위가 특별법의 규정보다 더 확장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의 피해 경험에 해당하는 것에 모두 표시해달라'는 문항에 대해 응답자 314명 중 135명이 '직접 경험에 의한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뒤이어 85명이 소득 감소·실업·휴직 등 경제적 피해를 겪었다고 했다.

참사 이후 어려움으로 인해 시도한 것을 묻는 문항(복수응답)에는 '공적 지원을 이용했다'고 응답한 경우가 35건뿐이었다. '인터넷 검색'만을 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을 합한 응답자 수는 약 절반인 49.7%에 달했다.

이들 중 실제로 행안부에 이태원 참사 피해 신청을 한 응답자는 12명에 그쳤다.


미신청 상태인 이들 중 80명은 '신청을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48명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답했고, 그 이유로는 '피해 사실을 떠올리고 싶지 않거나 어렵다'·'사회적 낙인이나 2차 가해가 우려된다' 등을 택했다.

이주현 호박랜턴 활동가는 행안부에 참사 피해 신청 경험이 있는 5명의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A 씨의 경우 참사 당시 현장 부상자 명단에 등록돼 피해상황기술서와 증빙 서류 등 제출없이 피해자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 클럽 직원에게 구조돼 참사가 수습될 때까지 클럽 내부로 대피했던 B 씨는 이후 여러 차례 자료 보완 요청을 받았다.


행안부는 B 씨에게 "'이태원 참사로 인한 피해'라는 문구가 참사 직후 받은 의사소견서에 있어야만 인정된다"고 안내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는 제출한 의료 서류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교통 기록·카드 매출전표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참사로부터 2년 이상 지난 시점이라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 활동가는 "피해자 인정 신청 제도는 그 당시에 국가가 파악하지 못하고 놓쳐버린 피해자들을 위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B 씨는 당시 국가가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A 씨와 달리 모든 피해를 스스로 하나하나 증명해야 하는 입증 책임을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조인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현재는) 피해자가 스스로 자신의 피해를 설명하고, 요구되는 자료를 준비해 제출하고, 반복되는 보안 요구와 장기간 심사 과정을 견뎌야지만 비로소 피해자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제도가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아웃리치' 방식과 더불어 △(피해자) 사례관리에 기반한 심리지원의 중·장기 대책 마련 △전담 사례관리 기구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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