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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돌아왔다’?…메모리 3사 중 분기 영업이익률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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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돌아왔다’?…메모리 3사 중 분기 영업이익률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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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클립아트코리아

반도체. 클립아트코리아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로 시장이 들썩이지만 주요 반도체 기업별 사정은 제각각이다. 겉만 보면 모두가 돈을 쓸어 담는 듯하지만, 부잣집도 저마다의 고민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티에스엠시(TSMC), 인공지능 칩 설계기업(팹리스)인 미국 엔비디아 등의 수익성을 서로 견줘 보면 이런 속사정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당장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20일 이들 반도체 5개사의 지난 2년 치 분기 영업이익률을 비교해 보니, 메모리 3사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하이닉스였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24년 3분기 40%를 돌파해 지난해 3분기 46.6%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수익성을 따져보는 핵심 지표다. 영업이익률이 46.6%라는 것은 100만원짜리 메모리칩 1개를 팔아 46만6천원을 회사의 마진으로 남겼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추정값 평균은 52.7%다. 하이닉스는 오는 29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수익성도 만만치 않다. 가장 최근 발표한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1월) 영업이익률은 전기 대비 12.7%포인트 상승한 45.0%(미국 회계기준)였다. 전체 매출은 하이닉스의 3분의 2 수준이지만 수익성만큼은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반면 삼성전자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 20조원 중 반도체 사업부 이익만 16조원 이상으로 증권가는 추산한다. 이 기간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6.8%(현대차증권 추정값 기준)로 경쟁사에 견줘 10%포인트가량 낮다. 이는 반도체사업부 내 시스템반도체(LSI)와 파운드리 적자가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되고, 마진이 높은 인공지능용 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도 아직 뚜렷한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술 경쟁력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기보다는 메모리 3사가 인공지능 메모리 생산에 집중한 결과, 공급 부족이 극심해진 일반 범용 메모리의 가격 폭등에 힘입은 성장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이런 까닭에 이달 초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며 자평한 것을 경계하는 내부 목소리도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사인 대만 티에스엠시 대비 뒤떨어지는 수율(양품 비율) 제고 및 고객사 수주 확대는 물론, 고대역폭메모리를 비롯한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경쟁력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타사 대비 낮은 건 파운드리 때문”이라며 “현재는 이 같은 과제가 해소되고 극복되는 과정이며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메모리 제조기업은 아니지만 독보적인 ‘기술적 해자(진입 장벽)’를 보유한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꿈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률 평균이 50.7%에 이르는 티에스엠시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연산에 최적화한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새 시장을 연 미국 엔비디아는 분기 영업이익률이 60%를 웃돌고 있다.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설계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 및 유지 비용이 들지 않는 까닭에 수익성이 높은 편이지만, 엔비디아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천문학적 이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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