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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굴뚝에서 신약으로…석유화학 기업이 '제약사 인수' 카드 꺼내든 배경

아시아투데이 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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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굴뚝에서 신약으로…석유화학 기업이 '제약사 인수' 카드 꺼내든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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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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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강혜원 기자 = 석유화학 기업의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동성제약은 태광산업과 유암코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했고, 부광약품 역시 2022년 OCI홀딩스에 인수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전통적인 '굴뚝 산업'의 상징인 석유화학 거물들이 왜 거액을 들여 제약바이오 인수 카드를 꺼낸 걸까요?

석유화학 회사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이유는 '특허권 기반의 고부가가치'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기존 사업만으로는 10년 뒤를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생존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죠. 이들이 돌파구로 주목한 분야가 바로 특허 중심 산업인 '제약 바이오'입니다. 신약 개발에 한 번 성공하면 특허를 통해 기술 장벽을 높게 쌓을 수 있어, 가격 경쟁에서 자유로워지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두 산업의 생산 기반이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는 점도 특징입니다. 합성의약품 분야의 경우 정밀화학을 뿌리로 하고 있어, 원료 시설과 생산 체인이 석유화학 산업과 유사합니다. 실제로 화학 공정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이 주요 제약사의 생산시설 건립을 주도하는 등 인프라 측면의 접점은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대기업 자본과 제약사의 데이터 시스템 결합도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제약사가 보유한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GMP(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 인증 생산시설은 시간과 비용을 아끼려는 대기업에 안성맞춤인 매물이기 때문입니다. 파이프라인 구축 시스템에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력이 더해지면, 이는 곧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유사성 덕분에 석유화학기업들은 제약사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태광산업은 뷰티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뒤, 단순 화장품 출시를 넘어 뷰티·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헤어케어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한 동성제약을 전격 인수해 제약·염모제·더마 및 헤어케어 영역을 아우르는 '뷰티·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물론 제약사 인수가 밝은 미래만을 보장하긴 어렵습니다. 신약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림이 필수인 만큼, 장기적이고 인내심 있는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부광약품의 인수 당시 매입가는 1주당 8900원이었지만 현재 3980원으로 55.3% 하락했습니다.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투자금을 쏟아부었는 데도 말입니다. 향후 동성제약 역시 회생절차 폐지 이후 태광산업 체제에서 안정적인 신약 환경을 마련받아 신약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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