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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간 봉사 천사…장기기증으로 생명 살린 故이화영 씨

노컷뉴스 포항CBS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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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간 봉사 천사…장기기증으로 생명 살린 故이화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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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화영씨. 유가족 제공

고 이화영씨. 유가족 제공



"엄마답게 마지막까지 나누고 떠났습니다"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뇌사 상태로 간장과 양측 신장을 기증한 이화영(73·개명 전 이선희)씨의 아들 김대현(49)씨는 어머니를 이렇게 기억했다.

지난해 12월 5일 세상을 떠난 고 이화영씨의 장기 기증으로 3명이 새 삶을 얻었고, 조직기증까지 이어져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전달됐다.

이 씨는 지난달 초 자택에서 호흡 곤란을 느껴 스스로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심폐소생술 끝에 심장은 다시 뛰었지만, 뇌 기능은 회복되지 못해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 이화영씨와 아들 김대현씨. 유가족 제공

고 이화영씨와 아들 김대현씨. 유가족 제공



김대현 씨는 "어머니가 평소 혈압이나 당뇨 같은 지병도 없고, 약도 거의 드시지 않을 만큼 건강하셨다"며 "그래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셨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기 기증과 관련해 그는 "어머니 장기 기증 결정을 두고 아들도 반대했고, 저 역시 마음이 흔들렸다"며 "하지만 어머니라면 분명 기증을 원하셨을 거라 생각해 결심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장기기증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씨가 이미 2019년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해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서류를 확인하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 엄마와 내 마음이 같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괜히 더 미안해할 필요가 없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고 이화영씨와 손주 김준서군. 유가족 제공

고 이화영씨와 손주 김준서군. 유가족 제공



이 씨는 생전 40년 넘게 포항제일교회, 동부교회, 작은 교회를 섬기면서 봉사와 나눔 활동을 이어왔다. 매주 예배 때마다 강단 꽃꽂이를 맡았고, 로타리클럽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 봉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김 씨는 "엄마는 늘 '없는 사람, 약한 사람에게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말 그대로 사신 분"이라고 어머니를 기억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이 씨는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 직원으로 근무했으며, 결혼 후에는 포항 시내에서 꽃집을 운영했다. 봉사만큼 일에 대한 열정이 컸던 터라 영남대학교에서 조경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씨는 "꽃을 만지는 일을 정말 좋아하셨다. 교회든, 행사든, 부탁이 오면 거절한 적이 없었다"면서 "선린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제자들에게 노하우를 전할때 더없이 행복해 하셨다"고 말했다.


고 이화영씨 손주 김준서군이 AI로봇관련 대회에서 수상했다. 유가족 제공

고 이화영씨 손주 김준서군이 AI로봇관련 대회에서 수상했다. 유가족 제공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도 김 씨에게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뇌사 상태였지만, 손을 잡고 말을 건네자 눈물을 흘리셨다"며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던 손주의 이야기를 다 듣고 가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어머니가 사랑했던 손주 준서가 AI로봇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면서 "하늘에서 어머니가 기뻐하실 것이다. 앞으로도 손주를 잘 지켜 봐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씨는 "마지막까지도 누군가를 살리고 떠나신 어머니를 잊지 않을께요"며 "봉사하고, 믿음 생활 잘하라는 말씀 잘 지킬께요. 정말 사랑합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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