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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처벌법에 ‘2차 가해’ 명문화”…국회청원 5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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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처벌법에 ‘2차 가해’ 명문화”…국회청원 5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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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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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를 상대로 한 ‘2차 가해’의 뜻을 법률에 명시하고 처벌 조항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돌파해 국회로 넘어갔다.



20일 국회전자청원 누리집을 보면, ‘성폭력 2차가해 방지를 위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관한 청원’의 동의수가 5만3010명(오후 3시30분 기준)을 기록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해당 국회 상임위원회에 자동으로 회부된다. 이번 청원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자신을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성폭력 피해 뒤 가족과 주변인, 상담센터, 경찰서 등 공공기관 직원들로부터 지속적인 2차 피해까지 겪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예컨대 “너 때문에 가해자가 힘들어 한다”, “나도 피해자인데 나는 가해자랑도 잘 지내고 있는데 너는 왜 못하냐” 등의 말로 2차 피해를 입었다. 공공기관에서는 피해를 신고해도 ‘개인 문제’, ‘가족 내 문제’로 치부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에 청원인은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2차 가해’의 뜻을 “피해자의 신고, 진술, 치료 및 사회적 관계 회복 과정에서 비난, 조롱, 회유, 협박, 책임전가, 피해사실 유포 등의 행위를 통해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이나 회복을 방해하는 행위”로 정의하는 조항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행위를 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청원인은 공공기관의 피해자 보호 의무 강화, 2차 피해로 인한 정신질환 치료비를 국가가 일부 지원해주는 방안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전자청원 누리집 갈무리

국회전자청원 누리집 갈무리


현재 법에서 성폭력 ‘2차 가해’가 독립된 죄명으로 명문화되지 않은 건 맞지만, ‘2차 피해’ 개념으로 일부 다루고 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2차 피해’를 △수사·재판·보호·진료·언론보도 등 여성폭력 사건처리 및 회복의 전 과정에서 입는 정신적·신체적·경제적 피해 △온오프라인상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피해 신고 등을 이유로 겪는 불이익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피해자는 2차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국가와 지자체, 수사기관 등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성폭력처벌법에서는 피해자의 신원이나 사생활을 드러내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인사조치 등으로 불이익을 주는 사업주도 형사처벌 대상(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이다. 피해자를 공개적으로 공격한 가해자를 상대로 형법상 명예훼손·모욕죄 등을 적용해 책임을 물은 사례들도 있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한겨레에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법 제도가 일부 마련돼 왔어도 피해자들이나 지원단체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피해자에 대한 비난·의심·공격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국회 모두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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