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후 동접 96만 기록…'출시 직후 정점' 공식 흔들
세계관·사운드·환경 규칙으로 '몰입' 강화…원정 프로젝트로 격차 관리
세계관·사운드·환경 규칙으로 '몰입' 강화…원정 프로젝트로 격차 관리
넥슨 '아크레이더스' [출처=넥슨] |
게임의 키워드는 ‘압도적 몰입감’이다. 넥슨은 몰입을 그래픽 사실감으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이용자가 게임 속 캐릭터(레이더)와 동화되는 경험을 목표로, 세계관·아트·사운드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감각으로 묶어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배경은 기계 생명체 ‘아크’ 침공 이후 문명이 무너진 뒤 자연이 다시 덮은 세계(포스트-포스트 아포칼립스)다. 여기에 1970~80년대 아날로그 감성과 미래 기술을 섞은 미술 콘셉트(카세트 퓨처리즘)를 더해, ‘최첨단 기계’와 ‘투박한 생존 장비’의 대비를 전면에 세웠다. 화면의 분위기 자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감각을 밀어붙이는 구조다.
사운드도 긴장을 유지시키는 장치로 설계했다. 총성은 실내·실외, 층고 등 공간 조건에 따라 잔향이 달라지도록 했고, 멀리서 들리는 ‘아크’의 구동음으로 위협 방향을 가늠하게 했다. 보이는 정보만으로 승부하는 슈팅이 아니라, 들리는 정보까지 판단 요소로 반영했다.
캐릭터도 ‘내가 주인공’이라는 감각을 겨냥한다. 고정 스킬 캐릭터를 고르는 히어로 슈터 대신, 외형·무기·가젯(보조 장비)·스킬 트리(능력 성장 선택지)를 이용자가 조합하는 커스터마이징에 힘을 줬다. 지하 기지(스페란자)에서 자원 관리와 장비 정비까지 직접 수행하도록 해, 전투 바깥의 루프(반복 플레이 흐름)도 ‘생존 서사’로 이어지게 했다.
운영은 ‘이용자가 세계를 연다’는 방식에 가깝다. 지난해 11월 ‘노스 라인’ 업데이트에선 이용자 공동 목표를 달성하면 신규 지역이 열리는 커뮤니티 이벤트를 도입했다. 터널 재건을 위한 자원을 함께 모으는 협동 미션이 단기간에 달성되며 신규 지역이 개방됐고, 콘텐츠를 ‘배포’하기보다 이용자가 ‘해금(언락)’ 과정에 참여하도록 설계했다.
겨울 업데이트 ‘콜드 스냅’은 환경을 규칙으로 바꿔 체감을 밀어붙였다. 혹한·눈보라는 배경 연출이 아니라 시야를 제한하고, 바람 소리로 고립감을 키우는 변수로 작동한다. 장시간 노출 시 동상 상태로 이어지고, 체온이 떨어지면 캐릭터가 몸을 웅크리거나 손에 입김을 불어넣는 움직임까지 넣어 추위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느끼게’ 만들었다. 이용자는 이동 동선, 치료 아이템 준비, 교전 타이밍을 다시 짜야 하고, 그 과정이 매 판의 변수를 만든다.
장기 흥행을 겨냥한 장치로는 ‘원정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카라반(이동 거점)을 제작해 원정을 떠나면 레벨·스킬·자원이 초기화되지만, 영구 스킨(외형)·추가 스킬 포인트·보관함 공간 같은 보상이 남는다. 익스트랙션 장르(전장 투입→파밍→탈출)의 고질적 과제인 ‘신규-숙련 격차’를 강제적인 시즌 리셋이 아니라 이용자가 선택하는 ‘새 출발’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경쟁이 굳어질 때마다 판을 다시 여는 동기를 시스템 안에 심어두는 구조다.
결국 ‘아크 레이더스’는 몰입의 설계와 운영을 묶어 업데이트를 ‘콘텐츠 추가’가 아니라 ‘플레이 경험의 재설계’로 읽히게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핵심은 같은 밀도의 경험을 이후 업데이트에서도 반복해낼 수 있느냐다.
넥슨 관계자는 “기록을 한 번 찍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업데이트 이후에도 이용자가 다시 접속할 이유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설계를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콘텐츠의 양보다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는 변화를 중심에 두고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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