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죄질 좋지 않지만 초범인 점 고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간부와 브로커 일당 간 범행 개요도. 연합뉴스 제공 |
뇌물을 받고 ‘보안 1등급’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내부 정보를 브로커에 제공한 LH 인천지역본부 전 간부가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간부 주도로 LH가 매입한 미분양 주택은 인천지역 전세사기에도 이용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최영각 부장판사)는 20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LH 인천본부 전 부장 A씨(48)에게 징역 8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또 80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브로커 B씨(34)도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는 징역 8년, B씨에게는 징역 9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A씨가 누설한 자료는 접근권한 1등급 문서로 업무상 비밀이 분명하다”며 “어떻게 이렇게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고 사건 기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비공개 자료를 B씨에게 주고 편의를 제공하는 등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형사처벌 전력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대해서도 “A씨에게 8000만원이 넘는 향응을 제공하고, LH의 약정주택 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건축주들에게 과시해 99억원이 넘는 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며 “누범 기간 중 범행했으나 지병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LH 내부 자료를 제공하는 대가로 B씨로부터 35회에 걸쳐 8673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매입임대주택 업무를 맡았던 A씨는 B씨에게 LH 인천본부의 감정평가 총괄자료를 16차례 제공했다. 이 자료는 임대주택 현황과 감정평가 결과 등이 담긴 보안 1등급 정보였다.
B씨는 미분양 주택을 신속하게 처분하려는 건축주들에게 A씨를 소개해 주는 대가로 29회에 걸쳐 99억4000만원 상당의 청탁·알선료를 수수하거나 약속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을 통해 LH 인천본부가 3303억원을 들여 매입한 주택은 모두 1800여채이며, 이 중에는 전세사기 일당 소유의 미분양 주택 165채도 포함됐다.
A씨는 2021년 5월 파면됐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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