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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서 강도짓 하는데 가만있을 수 있어?"...판사도 '반문'

이데일리 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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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서 강도짓 하는데 가만있을 수 있어?"...판사도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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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의 집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의 적반하장 태도에 재판부는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라고 반문했다.

배우 나나 (사진=뉴시스)

배우 나나 (사진=뉴시스)


20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 김국식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4) 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오후 6시께 경기 구리시 아천동에 있는 나나 모녀의 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서 위협하고 돈을 요구하다가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 측은 “빈집인 줄 알고 들어가 금품만 훔치려고 했을 뿐 강취 의도는 없었다”며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구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절도를 노리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아천동에 연예인이 많이 사는 것을 확인했다”며 “주변을 둘러보다 발코니 창문이 열려 있는 집을 보고 근처에 있는 사다리를 옮겨와 안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거실에서 나나의 어머니와 마주쳤는데 소리를 질러 옆에서 어깨 부분을 팔로 감싸 붙잡았을 뿐 목은 조르지 않았다”며 “진정된 것 같아 팔을 풀자 마침 방에서 나온 나나가 달려들어 흉기를 휘둘렀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들고 간 가방 안에는 공구와 쇼핑백만 있었고 흉기는 나나의 집에 있던 것”이라며 흉기에 있는 지문을 감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이 나나 모녀의 전치 21~33일의 상해 진단서를 제출하자 김 씨는 “나나 모녀가 나를 제압할 때 다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내가 흉기에 맞아 턱부위에 상처를 입었다”고 반박했다.

김 씨가 나나 모녀의 과잉 방어 취지의 주장을 펼치자 재판부는 “입장 바꿔 누군가 집에 들어와 그런 짓을 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야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씨의 흉기 소지와 폭행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판부는 나나 모녀를 증인으로 불렀다.

김 씨는 나나의 집에 침입했을 당시 나나의 어머니를 보자 목을 조르는 등 상해를 가했고, 어머니의 비명을 듣고 잠에서 깬 나나가 어머니와 함께 김 씨를 제압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김 씨는 ‘나나가 자신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쳤다’며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로 나나를 경찰에 고소했다.


반면 나나 소속사는 “강도의 공격으로 나나의 어머니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의식까지 잃는 상황을 겪었다”며 “나나 역시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신체적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침해가 있었고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피의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피해자들의 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선처를 고려했던 나나 측은 김 씨가 진술을 번복하자 ‘합의 불가’ 원칙을 내세웠다. 또 진행 중인 재판과 별개로 김 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등 “민·형사상 일체의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나나 소속사는 “흉기로 무장한 가해자의 범행 과정에서 나나와 그 가족은 심신에 걸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그럼에도 가해자는 어떠한 반성의 태도 없이 나나를 상대로 별건의 고소를 제기하는 등 피해자가 유명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반인륜적인 행위로 2차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사건 경위와 관련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나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했다.

다음 재판은 3월 10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