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20일 브리핑 개최
20일 오후 양천구 서울지방식약청 브리필실에 식약처가 트리클로산이 검출된 애경 2080치약이 진열돼 있다./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중국에서 수입된 애경산업의 2080 치약 10개 중 9개가량에서 사용 금지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애경산업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회수계획서를 늦게 제출한 것으로 확인돼 늑장대응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약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치약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인 '트리클로산'을 함유해 논란이 된 2080 치약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식약처는 중국 도미사가 2023년 2월부터 제조해 애경산업이 수입해 온 2080치약 수입 제품 6종 중 수거 가능한 870개 제조번호 제품을 전수 조사했다. 해당 제품은 △2080베이직치약 △2080데일리케어치약 △2080클래식케어치약 △2080트리플이펙트알파스트롱치약 △2080트리플이펙트알파후레쉬치약 △2080스마트케어플러스치약이다. 아울러 애경산업이 국내에서 제조한 2080치약 128종도 함께 수거해 검사했다.
그 결과, 수입된 치약 870개 중 754개(87%)에서 트리클로산이 최대 0.16%까지 검출됐다. 반면 국내 제조제품은 모두 트리클로산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입된 제품은 절반이 여행용이고, 나머지는 일회용과 일반용이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신준수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회사가 보고한 유통량은 2900만개지만 (여행용, 일회용이 많아) 회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현지 조사 결과 중국 제조사는 치약 제조장비의 소독(세척)을 위해 트리클로산을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조 장비에 잔류한 트리클로산 성분이 치약 제품에 섞인 것으로 파악된다. 작업자별로 용액 사용 여부와 사용량에 차이가 있어 치약에 트리클로산 잔류량도 일관되지 않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애경산업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달 15일 해당 제품에 대한 검사를 시작, 19일 결과를 확보했다. 하지만 24일에야 이를 식약처에 구두보고했고 회수계획서는 이보다 더 늦은 이달 5일에야 식약처에 제출했다. 법령상 의약외품 수입자는 안전성에 문제를 파악하면 5일 이내 회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트리클로산은 세척·소독제, 보존제 용도로 쓰이는 성분으로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치약에 사용이 금지됐다.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치약 제품에 0.3%까지 사용했지만 암 유발, 내분비계 교란 등의 위험이 제기되자 식약처가 선제적으로 사용을 제한했다.
다만 이번에 검출된 정도는 인체에는 무해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자문회의 결과 2080 치약처럼 트리클로산 함유량이 0.3% 이하로 낮으면 건강에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위해평가 전문가인 김규봉 단국대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이나 호주 등의 기준과 그동안의 논문을 봐도 트리클로산의 인체 축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지금의 노출 수준으로는 위해가 우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애경산업이 회수 조치를 지연한 점, 해외 제조소에 대한 수입 품질관리가 미비한 점, 트리클로산이 섞인 수입 치약을 국내에 유통한 점 등이 확인됨에 따라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처분 수위는 수입 업무 정지로 알려진다. 회수 조치 지연 등은 벌칙 조항이 있어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도 진행할 계획이다.
재발 방지책도 마련한다. 향후 치약 최초 수입 시 트리클로산 성적서를 제출하게 하고, 판매 시 제조번호별 트리클로산 자가품질검사를 의무화한다. 매년 모든 수입 치약에 대한 트리클로산 전수조사도 진행한다. 해외 제조소 점검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치약을 포함한 모든 의약외품의 위해 우려 성분 모니터링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것"이라며 "치약에 대해 의약외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의 단계적 의무화를 검토하고 징벌적 과징금 부과의 법적 근거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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