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고 이화영(73)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해 40년 넘게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해온 70대가 세상을 떠나며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경북 포항시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이화영(73)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1월29일 집에서 호흡 곤란 증상을 느낀 이씨는 119에 신고한 뒤 쓰러졌다. 병원으로 급히 옮겨진 이씨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씨는 앞서 2019년 장기기증 희망 등록 신청을 해둔 터였다. 가족들은 삶의 끝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고 한 이씨의 소원을 들어주고, 이씨의 마지막 모습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고 이화영(73)씨와 이씨의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포항에서 6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이씨는 꼼꼼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에는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했고 이후 포항 시내에서 유명 꽃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씨는 40년 넘게 주말이면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식사를 잘 챙기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주거나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먼저 찾아가 도움을 줬다.
이씨의 아들 김대현씨는 이씨를 ‘마지막 순간까지 베푸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김씨는 “엄마,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던 그 모습 그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걸 주고 떠나네. 하늘나라에서는 마음 편히 잘 지내. 그리고 우리 항상 내려봐 줘.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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