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연 300억’ 임차료의 압박…GKL, 도심 카지노 ‘자산화’로 선회

이데일리 강경록
원문보기

‘연 300억’ 임차료의 압박…GKL, 도심 카지노 ‘자산화’로 선회

서울맑음 / -3.9 °
‘셋방살이’ 20년, 임차 구조가 성장 막아
연 300억 임대료, 영업이익 절반 잠식해
카지노 영업장 통제권 확보가 변화 핵심
문체부 허가·기재부 투자 심사 ‘이중 관문’
전문가 “확장 아닌 경영 개선에 더 가깝다”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서울 도심에 자체 카지노 업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중장기 전략으로 검토하고 있다. 호텔·공연장·쇼핑몰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이 아니라 현재 호텔 임차 방식으로 운영 중인 카지노 영업장을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GKL사옥

GKL사옥


GKL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자체 사업장 확보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GKL 측은 외국인 카지노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임차 영업 구조로는 비용 부담과 운영 제약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카지노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최소한 영업 공간에 대한 통제권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GKL은 서울 강남, 용산, 부산 등 3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호텔 건물 일부를 임차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에서는 카지노 동선, 면적 조정, 고급화 투자 등에 제약이 많고, 장기적으로는 임대료 인상 리스크도 안고 간다. 업계에서는 GKL이 매년 지출하는 임차료를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이는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 검토의 핵심은 ‘규모 확장’이 아니라 ‘환경 개선’이다. GKL 내부에서는 서울 도심에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새로 짓는 방식은 투자 규모와 인허가 부담이 과도하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기존 카지노 허가를 유지한 채, 도심 내에서 독립된 카지노 전용 건물이나 카지노 중심의 단일 업장을 확보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관광진흥법상 외국인 카지노는 허가 사업이다. 신규 허가는 허가 가능 지역과 수를 사전에 공고하는 방식으로 엄격히 통제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규 허가보다는 기존 영업장의 위치 변경이나 면적 조정 등 ‘변경허가’ 방식이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GKL 역시 사업보고서에서 서울·부산 지역에 추가 신규 허가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명시해 왔다.

사업 구조 전환 논의의 배경에는 실적 격차도 있다. 복합리조트 형태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경쟁사들은 최근 수년간 빠른 실적 개선을 보였다. 반면 GKL은 외형 성장은 제한적인 반면 고정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임차료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자체 카지노 업장을 확보할 경우 임차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시설 투자와 영업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GKL이 노리는 것은 복합리조트가 아니라 ‘카지노 영업의 주도권 회복’”이라며 “영업 공간을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VIP 관리와 고급화 전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체 업장 확보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서울 도심에서 카지노 단독 건물을 신축하거나 매입하려면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GKL은 3000억~4000억원 수준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여력은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공기업인 만큼 기획재정부의 투자 심사와 예비타당성 검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책적 판단도 변수다.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정치적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도심 카지노 이전·확장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어떤 조건을 달지 주목된다. 대규모 관광시설이 아닌 ‘기존 허가 범위 내 업장 개선’이라는 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를 GKL의 전략 변화로 해석한다. 복합리조트로 외형을 키우기보다, 카지노 본업의 효율과 수익 구조를 먼저 손보겠다는 방향 전환이라는 것이다. 도심형 자체 카지노 업장은 투자 규모와 정책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로 평가된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GKL의 행보는 경쟁력 확보에 가깝다”며 “임차 구조를 벗어나 카지노 영업의 기본 토대를 다시 세우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