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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쪽잠 한숨”…언 발 녹여주는 이동노동자 안식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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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쪽잠 한숨”…언 발 녹여주는 이동노동자 안식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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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라이더 ㄱ씨가 지난 15일 따뜻한 음료를 마시기 위해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를 방문했다. 최상원 기자

배달라이더 ㄱ씨가 지난 15일 따뜻한 음료를 마시기 위해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를 방문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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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일요일은 이동노동자에게 대목이에요. 그렇다면 이동노동자 쉼터를 토·일요일에도 운영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지난 15일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를 방문한 ㄱ(50)씨는 “이동노동자 쉼터를 평일에만 운영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ㄱ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는 이른바 ‘배달라이더’이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 있는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를 자주 이용한다. 주로 커피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며, 30분 정도 쪽잠을 자며 피로를 풀기도 한다.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를 관리하는 ㄴ씨는 “커피가 쓰다 싱겁다, 실내가 너무 덥다 춥다, 시끄러워서 쉬지 못하겠다, 왜 편하게 말도 못 하게 하느냐 등 이용자들의 요구사항과 불만은 다양하다”며 “이곳은 다양한 이동노동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서로 좀 더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달·대리운전 등 옮겨 다니며 일을 하는 이동노동자들을 위한 ‘쉼터’가 한겨울을 맞아 제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남도는 20일 “경남에서 운영하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거점 3곳, 간이 8곳 등 모두 11곳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경기·서울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데, 지난해 연인원 14만7377명이 이용하는 등 이용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간이쉼터 4곳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의 공동공간 모습. 쉼터는 남·여 별도 휴게실과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최상원 기자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의 공동공간 모습. 쉼터는 남·여 별도 휴게실과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최상원 기자


2019년 12월20일 문을 열어 경남 1호 거점쉼터인 창원 이동노동자 쉼터의 이용자는 2020년 4858명이었는데, 코로나19 확산기를 거치면서 2023년에는 2만2011명으로 불어났다. 이용자는 계속 늘어나 지난해에는 4만3082명에 이르렀다. 지문을 등록한 이동노동자만 출입할 수 있는데, 지난 15일 현재 지문 등록자가 743명에 이른다. 낮에는 배달라이더, 밤에는 대리운전기사가 많이 이용한다. 잠시 잠을 자며 쉴 수 있는 남녀 별도 휴게실과 20여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도 갖추고 있다.



경남도가 지난 연말 쉼터 11곳의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이용자 직업은 대리운전기사와 배달라이더가 각각 70.9%와 24.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8~10시간(33.5%)이 가장 많았고, 10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도 24.9%에 이르렀다. 쉼터 이용 시간대는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가 36.1%로 가장 많았다. 쉼터 이용빈도는 주 4~5차례(47.2%), 1차례 평균 이용시간은 10~30분(37.4%)이 가장 많았다. 쉼터가 없을 때 쉬는 장소는 길거리(44.1%), 편의점(30.9%), 업체대기실(8.4%), 차량(6.2%) 순으로 나타났다.



쉼터 이용자들의 95.4%는 쉼터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건의사항으로는 쉼터 추가 설치, 음료·안마의자 등 서비스 강화, 출입인증 절차 간소화, 공휴일 등 운영시간 확대 등이 나왔다.



최지안 경남도 사회경제노동과 담당자는 “이직률이 높고, 여러 업체 중복 등록자가 많아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경남의 이동노동자는 2만3천여명인 것으로 추산된다. 쉼터가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공간이 되도록 노동복지 기반과 휴식 여건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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