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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티타늄 인공관절 끼고 날아다니는 ‘스키 여제’ 린지 본

동아일보 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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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티타늄 인공관절 끼고 날아다니는 ‘스키 여제’ 린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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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아시안컵 4강전 한국 0-1 일본(전반 36분 코이즈미 카이토)
7년 전 은퇴했지만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복귀해 2025~2026시즌 FIS 월드컵 여자 활강 랭킹 1위에 오른 린지 본. 타르비시오=AP 뉴시스

7년 전 은퇴했지만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복귀해 2025~2026시즌 FIS 월드컵 여자 활강 랭킹 1위에 오른 린지 본. 타르비시오=AP 뉴시스


‘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예고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한 본은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주 종목 활강에서 개인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따낸 뒤 슈퍼대회전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다만 최전성기였던 2014년 소치 올림픽에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평창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한 본은 2019년 세계알파인스키선수권대회 활강 동메달을 마지막으로 부츠를 벗었다.

하지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활강에서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또 다시 본이다. 본은 20일 현재 이번 시즌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활강 랭킹 1위다. 20개월 전 무릎에 티타늄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받은 뒤 슬로프로 돌아와 이룬 성과다.

10일 오스트리아 자우헨제 월드컵 활강에서 우승한 린지 본(가운데)이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우헨제=AP 뉴시스

10일 오스트리아 자우헨제 월드컵 활강에서 우승한 린지 본(가운데)이 메달리스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우헨제=AP 뉴시스


티타늄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들이 65세 이하 환자에게는 잘 권하지 않는다. 본 전까지는 이 수술을 받은 현역 ‘엘리트 선수’도 없었다. 본 역시 당시 은퇴 상태였기에 이 수술을 선택했다. 그저 통증 없이 스키를 다시 타보고 싶다는 이유였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재활 후 스키를 탔는데 통증이 없었다. 오히려 컨디션이 전성기 때보다 더 좋았다. 본은 수술을 집도한 마틴 로셰 박사를 비롯한 정형외과 권위자들에게 선수 복귀가 가능한지 물었다.

의료진도 확답을 주지 못했다. 이 수술을 받고 엘리트 무대로 복귀한 사례가 ‘0건’이었기 때문. 게다가 본의 주 종목인 엄청난 스피드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활강은 무릎에 강한 하중이 실리는 종목이다. 본은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며 복귀를 선언했다.

18일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여자 활강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이번 시즌 출전한 활강 월드컵 5경기에서 모두 포디움에 선 린지 본. 타르비시오=AP 뉴시스

18일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여자 활강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이번 시즌 출전한 활강 월드컵 5경기에서 모두 포디움에 선 린지 본. 타르비시오=AP 뉴시스


슬로프에 처음 돌아온 지난 시즌 본은 마지막 월드컵에서 슈퍼대회전 2위를 하며 재기 가능성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 월드컵 첫 활강 경주부터 우승하더니 5차례 활강 경주에서 금 2개, 은 1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빠짐없이 시상대에 올랐다.


크리스 나이트 미국 스키 대표팀 코치는 “본이 처음 복귀했을 땐 훈련과 휴식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전혀 예측이 안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6개월간 여러 테스트를 해봤는데 예전보다 무릎으로 버티는 힘이 더 커졌더라”고 말했다. 본도 “여러 방면으로 실험을 해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특별히 걱정되는 부분은 없다”고 했다.

로셰 박사는 “우리도 본에게 배우고 있다. 본이 표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본의 케이스는 수술 전후로 쏟는 노력에 따라 근육을 충분히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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