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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총재 직에 크로아티아 총재 깜짝 선출...내년 ECB 총재 선거전 '혼전'

아주경제 이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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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총재 직에 크로아티아 총재 깜짝 선출...내년 ECB 총재 선거전 '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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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첫 집행이사회 진입...정치적 독립 강조 속 차기 총재 구도 변수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관 건물 [사진=EPA·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관 건물 [사진=EPA·연합뉴스]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가 예상을 깨고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부총재로 전격 선출됐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동유럽 출신 인사가 ECB 집행이사회에 합류하게 된 것으로, 내년으로 예정된 ECB 총재 선거전도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9일(현지시간) 부이치치 총재를 유럽중앙은행 차기 부총재로 선출했다. 이는 유럽의회가 선출해온 후보들과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투표에서 부이치치는 유력 후보로 꼽히던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를 제치고 최종 승리를 거뒀다. 앞선 투표에서는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전 중앙은행 총재, 마르틴스 카자크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 등이 탈락했다.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을 앞두고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ECB가 뚜렷한 정당지지 기반이 없는 기술 관료 출신 인사를 핵심 보직에 앉힌 것은 ECB를 직접적인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유럽연합(EU)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부이치치는 유로존 인구의 65%를 대표하는 장관 16명의 찬성을 얻어야 당선이 확정되는 구조에서 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주요국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U 지도자들은 루이스 데 긴도스 현 ECB 부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 31일 이후 부이치치를 공식 후임으로 지명할 예정이다.

이번 인선은 동유럽 국가들에 있어 상징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동유럽은 현재 유로존 21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ECB 집행이사회에서 단 한 자리도 차지한 적이 없다. 심지어 크로아티아는 2023년 유로존에 가입해 그간 후순위로 평가돼 왔다.


부이치치 총재의 ECB 부총재 선출로 2027년 10월 임기가 끝나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후임 경쟁 구도도 한층 유동적으로 변했다는 평가이다. 현재로서는 클라스노트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번 부이치치 총재 선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럽 정치 특성상 변수의 폭이 큰 만큼, 누가 차기 총재에 오를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현재 ECB는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ECB는 지난해 6월 이후 금리를 변경하지 않았고, 시장에서는 올해 예금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수개월간 2% 안팎을 유지하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과 완만한 성장세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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