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멤버십에 배달앱·OTT 무료 제공
타사와 달리 '자체 서비스'만 결합
이커머스 지배력 타 시장으로 전이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끼워팔기'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데 이어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요. 공정위는 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 이용자에게 배달앱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한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NAVER)나 배달의민족(배민) 등 쿠팡의 경쟁사들도 유료 멤버십을 통해 쇼핑과 OTT, 배달 등 여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쿠팡만 문제가 되는 걸까요.
왜 문제인가
끼워팔기는 시장 지배력을 가진 사업자가 주력 상품에 다른 상품을 결합해 판매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여러 서비스를 묶어 파는 게 아니라 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다른 시장으로 부당하게 전이시킬 때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사업자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끼워팔기로 전혀 다른 영역에서 경쟁사의 점유율을 잠식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타사와 달리 '자체 서비스'만 결합
이커머스 지배력 타 시장으로 전이 논란
그래픽=비즈워치 |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끼워팔기'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데 이어 조만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요. 공정위는 쿠팡이 유료 멤버십 '와우' 이용자에게 배달앱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한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NAVER)나 배달의민족(배민) 등 쿠팡의 경쟁사들도 유료 멤버십을 통해 쇼핑과 OTT, 배달 등 여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쿠팡만 문제가 되는 걸까요.
왜 문제인가
끼워팔기는 시장 지배력을 가진 사업자가 주력 상품에 다른 상품을 결합해 판매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여러 서비스를 묶어 파는 게 아니라 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다른 시장으로 부당하게 전이시킬 때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사업자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끼워팔기로 전혀 다른 영역에서 경쟁사의 점유율을 잠식했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미 국내에서도 끼워팔기를 제재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지난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당시 공정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운영체제에 자사 메신저(MSN)와 미디어플레이어를 의무 탑재한 데 대해 33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운영체제 시장에서 명백한 독점 사업자였고 MSN 등으로 '네이트온' 등 다른 사업자 점유율을 갉아먹었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이커머스 멤버십 비교. / 그래픽=비즈워치 |
가장 최근에는 구글 역시 끼워팔기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 뮤직'을 끼워팔았다는 혐의였는데요. 공정위는 동영상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가진 유튜브가 그 영향력을 음악 시장까지 뻗쳤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구글은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유튜브 동영상 단독 상품인 '유튜브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죠.
쿠팡이 문제가 되는 부분도 이와 유사합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7890원)은 로켓배송의 무료배송·무료반품과 함께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는데요. 공정위는 쿠팡이 온라인 쇼핑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배달앱과 OTT 시장으로 전이시켰다고 보는 겁니다.
다 하는데 왜 우리만
사실 쿠팡 외에도 많은 주요 플랫폼들 대부분이 유료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은 네이버플러스스토어(쇼핑)의 무료배송과 무료반품에 더해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OTT 또는 음악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배민클럽(프로모션 중 월 1990원)도 배달 주문 시 무료배달 혜택과 함께 유튜브 프리미엄이나 '티빙' 같은 제휴 OTT를 제공하죠. 최근 나온 SSG닷컴의 쓱세븐클럽(월 2900원)은 이마트·SSG닷컴 상품 구매 시 7% 적립 외에도 신세계백화점 무료반품 혜택에 OTT 티빙을 더할 수 있습니다.
이들과 쿠팡 유료 멤버십의 다른 점은 '자체 서비스' 여부입니다. 네이버나 배민, SSG닷컴은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티빙처럼 외부 서비스와 제휴한 유료 멤버십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쿠팡은 자체 배달앱과 자체 OTT만 묶어 판매합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자체 서비스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건 앞서 설명한 '한 시장의 지배력을 다른 시장으로 부당하게 전이시키는지'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넷플릭스를 끼워팔기를 한다 하더라도 네이버쇼핑의 지배력이 OTT 시장 내 점유율까지 크게 변화시키는 건 아닙니다. 반면 쿠팡의 경우 이커머스에서 확보한 고객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로도 직접 유입될 수 있죠. 쿠팡은 배달앱과 OTT 시장 후발 주자지만 점유율을 단숨에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겁니다.
실제로 쿠팡은 배달앱과 OTT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습니다. 배달앱 시장에서는 서울 내 카드 결제액 기준으로 쿠팡이츠가 2024년 12월 배민을 처음 추월했는데요. 2023년 1월만 해도 배민이 쿠팡이츠보다 3배 앞섰지만 2년도 안 돼 순위가 뒤바뀌었죠.
OTT 시장에서도 쿠팡플레이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쿠팡플레이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853만명으로 넷플릭스(1500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파른 성장세가 끼워팔기 덕분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와우 멤버십을 통한 자동 유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비자 편익은
쿠팡표 끼워팔기의 또다른 문제는 소비자가 선택권을 갖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배민, SSG닷컴의 유료 멤버십 이용자는 OTT 이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가 자동으로 제공됩니다. 스포츠 결합 상품을 제외하고는 일부 서비스만 떼어내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 없이 로켓배송만 쓰고 싶어도, 혹은 쿠팡이츠나 로켓프레시가 서비스 되지 않는 지역에 살아도 월 7890원을 전액 내야 하죠.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더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쿠팡이 이커머스에서 확보한 고객이 배달앱과 OTT로 유입되고, 이렇게 커진 배달앱과 OTT 영향력이 다시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인데요. 이 모든 시장에서 쿠팡의 지배력이 동시에 커지면 경쟁사 진입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쿠팡에 대한 제재가 오히려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와우 멤버십을 쪼개 각각 별도 상품으로 판매하도록 강제하면 서비스별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가격을 유지하게 되면 서비스당 투입 예산이 줄어들면서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건데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해외 플랫폼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 3천만건이 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쿠팡은 현재까지 고객 계정 약 3천370만개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쿠팡물류센터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사실 쿠팡의 끼워팔기 논란은 하루이틀 된 것이 아닙니다. 2023년 공정위가 '온라인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온플법)' 도입을 추진할 당시에도 쿠팡의 멤버십 구조가 논란이 됐는데요. 2024년에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을 계기로 논란이 재점화 됐습니다. 쿠팡은 그해 3월 와우 멤버십에 쿠팡이츠 무료배달 혜택을 추가했습니다. 한 달만인 4월 와우 멤버십 가격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했죠.
당시 업계에서는 전형적인 끼워팔기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1000만명이 넘는 와우 회원이 자동으로 쿠팡이츠를 쓰게 만들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면서 동시에 '서비스를 추가했으니 가격을 올린다'는 명분까지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결국 참여연대가 같은해 6월 쿠팡의 와우 멤버십 운영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강제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신고했습니다.
시장 재정의
이후 공정위 조사가 진행됐지만 수년째 쿠팡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없었던 건 '시장점유율'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했듯 끼워팔기가 문제가 되려면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단일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경우 또는 시장 내 3개 사업자의 점유율을 합쳐 점유율이 75%가 넘는 사업자를 말합니다.
전자를 기준으로 볼 때 쿠팡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아닙니다. 2024년 기준 온라인쇼핑 전체 거래액은 약 259조원인 반면 쿠팡의 매출액은 약 36조원으로 점유율이 13.9%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공정위는 후자의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의 점유율이 "39% 정도"라며 "3개 사업자의 점유율이 85% 정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공정위가 후자의 기준, 즉 상위 3개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를 넘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래픽=비즈워치 |
주 위원장의 발언을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공정위가 설정한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약 90조원입니다. 259조원 규모의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아니라 그 3분의 1 수준으로 시장을 재정의한 셈입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는 오픈마켓처럼 중개 역할만 하는 플랫폼과 쿠팡처럼 직접 재고를 보유하고 물류를 운영하는 플랫폼까지 다양한 사업자가 있는데요. 쿠팡과 같이 직매입 및 직접 물류를 하는 사업자들만 모아 시장을 획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옵니다. 쿠팡의 실제 사업 방식에 맞춰 합리적으로 시장을 재정의한 거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공정위가 시장을 자의적으로 좁혀 쿠팡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만드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달 중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공정위가 수년간 끌어온 쿠팡의 끼워팔기 논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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