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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서 숨 차면 당연하다?

힐팁 김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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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서 숨 차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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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도 착각하는 세계 사망원인 3위
조기 진단 중요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
[김성균 기자]

최근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과거보다 숨이 많이 차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나요? 또 가벼운 기침이 지속하고 조금씩 가래도 끓는데, 겨울철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으로 생각해서 방치 중인가요?

폐 속의 폐포가 손상되고, 기도에 염증이 동반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일 수도 있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국내에서 점차 증가 중인 COPD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노년층이고, 초기 증상이 감기로 오인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진단을 늦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기‧독감 이후 점점 기침 증상이 심해지고, 누런 가래가 증가하며, 쌕쌕거림까지 동반하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따른 증상이 심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병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서 아주 오랫동안 서서히 진행하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이런 발병 특징 탓에 폐 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뒤늦게 진단받는 환자가 흔합니다. 특히 COPD로 손상된 폐는 다시 건강하게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사망원인 3위 질환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주요 원인과 증상 악화를 막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서서히 진행해 늦게 진단받는 환자 많아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은 폐 속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폐포’와 공기가 드나드는 '기도’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병입니다. 이 영향으로 호흡기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고, 공기 흐름이 제한됩니다. 결국 점차 숨이 차서 일상적인 생활까지 어려워집니다.


특히 증상이 아주 서서히 악화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스스로 호흡기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해, 진단 시점에는 이미 폐 기능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사례가 흔합니다.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하면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숨이 차고, 평소보다 빨리 걸어도 호흡곤란과 피로감을 느낍니다. 많은 환자들은 이를 '나이 탓’, '운동 부족’으로 여겨서 진단이 시기가 몇 년 이상 늦어지기도 합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이런 악화가 한 번만 발생해도 폐 기능이 이전보다 더 떨어진 상태로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박정웅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인 질환"이라며 "증상 악화가 반복될수록 폐 기능 저하가 누적될 수 있어서 조기 진단과 악화 예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심각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가 국내에서도 점차 늘고 있어서 관심이 필요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4년 통계에 따르면 1년 동안 21만7649명의 환자가 COPD 진료를 받았습니다.

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약 80%여서 여성보다 훨씬 많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하며, 전체 환자 중 65세 이상 노년층이 82%를 차지합니다.



▶주요 원인, 새해 작심삼일로 끝난 '흡연’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입니다. 흡연은 폐포와 기도를 지속적으로 손상시켜서 돌이킬 수 없는 폐 기능 저하를 일으킵니다. 하루 몇 개비의 담배만 피워도 발병 위험이 증가하며, 흡연 기간이 길수록 손상은 누적됩니다.

'간접흡연’도 위험합니다. 가족 중 흡연자가 있거나 담배 연기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발병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 배기가스 등 대기오염 △유해 화학물질 △용접, 금속 가공, 탄광, 농업 등 분진 노출 직업군 등도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최근에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미숙아 출생이나 반복적인 폐렴·천식 등으로 어린 시절 폐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경우 성인이 되면서 발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단 돕는 '폐 기능 검사’ 국가검진 포함


'만성 폐쇄성 폐질환’ 진단의 핵심은 폐활량 검사로 알려진 '폐 기능 검사’입니다. 이 검사는 폐가 공기를 얼마나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는지 측정해서 기도 폐쇄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증상이 거의 없다고 느끼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중에서도 폐 기능이 정상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질환 진행이 매우 서서히 이뤄져서 본인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조기 진단 시기를 많이 놓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2026년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폐 기능 검사가 포함돼, 만 56세와 66세 국민은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흡연력이 있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인 검진이 권고됩니다.

특히 국가건강검진의 폐 기능 검사 대상이 아니어도 평소와 달리 숨이 더 차거나, 가래 색이 짙으면서 양이 늘고, 기침이 점차 심해지면서 지속하면 의료기관을 찾아서 폐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치료 목표, 금연‧흡입제로 증상 악화 막아야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발병해서 진행하면 손상된 폐를 다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때문에 치료 목표는 완치보다 증상을 조절해서 악화되는 것을 막아, 폐 기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특히 '기관지 확장 흡입제’는 치료의 근간으로서 증상 완화뿐 아니라 병의 악화 및 환자의 입원‧사망률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서 한 가지 또는 여러 약제를 병합해 사용하며, 정확한 흡입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비약물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연’입니다. 이미 폐 기능이 저하됐어도 흡연을 중단하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호흡 재활, 적절한 영양 관리도 환자의 삶의 질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감염’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 치료 과정 중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때문에 △독감 △폐렴구균 △백일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 등에 대한 예방접종이 권고됩니다.

박정웅 교수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숨이 찬 증상을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작은 변화라도 폐 기능 검사를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폐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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