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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요원 명단' 中에 넘긴 정보사 군무원···징역 20년 확정

서울경제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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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요원 명단' 中에 넘긴 정보사 군무원···징역 20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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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요원 포섭돼 금전 대가로 기밀 유출
대법 “강요·협박 주장 받아들일 수 없어”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이른바 ‘블랙요원’ 명단 등 핵심 군사기밀을 중국 정보요원 추정 인물에게 넘긴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요·협박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군형법상 일반이적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정보사 군무원 천 모(51)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0년과 벌금 10억원, 추징금 1억 6205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천씨는 2017년 4월 중국 옌지에서 현지 공작망 접촉 과정 중 중국 정보기관 소속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포섭된 뒤, 2019년부터 군사Ⅱ급 비밀을 포함한 군사기밀을 다량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출 대상에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블랙요원 일부 명단과 정보사 조직·임무, 정보부대 작전 방법과 계획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군검찰에 따르면 천씨는 문서 형태 12건, 음성 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의 기밀 자료를 넘겼고, 그 대가로 중국 측 인물에게 약 40차례에 걸쳐 금전을 요구했다. 요구액은 총 2억 7852만 원으로, 이 가운데 1억 6205만 원을 실제로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은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유출된 군사기밀에는 파견 정보관들의 인적 사항이 포함돼 있어 생명·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며 “정보 수집을 위해 투입된 시간과 노력이 무력화되는 손실도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징역 20년과 벌금 12억 원을 선고했다.

천 씨는 중국 측의 협박과 가족에 대한 위협으로 어쩔 수 없이 범행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체포·조사를 받았더라도 상급부대에 보고하고 보호조치를 요청하는 등 합법적인 대응 수단이 있었다”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천 씨는 군사기밀 유출 이후의 금전 요구·수수 행위는 일반이적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일반이적죄와 뇌물죄는 보호법익이 달라 별도로 처벌할 수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항소심은 뇌물 요구액 산정 과정에서 일부 중복이 있다고 보고 인정액을 2억7852만원으로 조정해 벌금형을 10억 원으로 낮췄다.

김선영 기자 earthgir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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