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슈노트
'쉬었음' 청년 22.3%로 급증
미취업 1년마다 이탈 확률 4%p↑
'쉬었음' 청년 22.3%로 급증
미취업 1년마다 이탈 확률 4%p↑
일자리를 구하지도 교육·훈련을 받지도 않은 채 '쉬있는' 청년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아예 취업 의사조차 없어 노동시장 복귀 가능성이 낮은 청년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2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쉬었음' 청년층의 특징 및 평가: 미취업 유형별 비교 분석'에 따르면 청년(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비중은 2019년 14.6%에서 2025년 22.3%로 7.7%포인트 급증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12.8%에서 15.8%로 3%포인트 상승했다.
쉬었음은 통계청이 정의한 비경제활동 사유 중 하나로 취업 준비·교육·가사·육아 등 특별한 활동 없이 일을 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한은은 "구직이나 인적자본 투자 등 목표가 명확한 능동적 미취업과 달리 특정 행동이 부재한 수동적 상태"라고 규정했다.
더 큰 문제는 쉬었음 청년층 내에서도 일자리를 원하지 않는 청년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취업 희망 의사가 없는 쉬었음 청년은 2019년 28만 7000명에서 2025년 45만 명으로 56.8%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쉬었음 청년 가운데 일자리를 희망하지 않는 청년 비중이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낮은 청년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신호"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자리를 희망하는 청년 비중은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희망하지 않는 청년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학력별로는 초대졸 이하 청년의 쉬었음 비율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최근 들어 4년제 대학 이상 고학력 청년층의 쉬었음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한은은 "전체 청년 인구에서 대졸 이상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2024년 이후 대졸 쉬었음 청년 증가 추이는 유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한은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변화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 강화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학력을 불문하고 청년 취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이 청년패널 자료를 활용해 미취업 상태를 '구직', '인적자본 투자(교육·훈련)', '쉬었음'으로 구분 분석한 결과, 초대졸 이하 청년은 4년제 이상 청년보다 쉬었음 상태에 있을 확률이 6.3%포인트 높았다. 진로적응도가 낮은 청년 역시 쉬었음 확률이 4.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대졸 이상이거나 진로 적응도가 높은 청년일수록 구직 활동이나 인적 자본 투자로 이동할 확률이 높았다.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시장 이탈 위험은 더욱 커졌다. 미취업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쉬었음 상태일 확률은 4.0%포인트 상승한 반면, '구직' 확률은 3.1%포인트 하락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증가 폭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부정적 효과는 전문대 이하 학력자와 진로적응도가 낮은 청년일수록 더욱 가속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쉬었음 청년 증가를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진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한은은 이를 반박했다. 쉬었음 청년층의 평균 유보임금(취업을 위해 수용 가능한 최저 임금)은 약 3100만 원으로 구직 중이거나 취업 준비 중인 청년, 이미 취업한 청년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선호 일자리 유형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보다 중소기업 비중이 가장 높았다. 쉬었음 청년의 약 48%는 중소기업 취업도 수용 가능하다고 응답해, 대기업·공공기관 선호가 오히려 다른 유형의 청년보다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쉬었음 청년이 다른 청년보다 일자리 눈높이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문제는 임금보다도 미취업 장기화로 인한 노동시장 이탈, 그리고 진로 계획과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 부족에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정책 방향으로는 △전문대 이하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 강화 △미취업 기간 장기화를 막기 위한 조기 개입 △진로 상담 및 직무 탐색 프로그램 확대 △중소기업 근로여건 개선 등이 제시됐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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