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시규모의 결정요인과 그 변화. [사진=한국개발연구원] |
한국개발연구원(KDI)가 20일 발표한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우리나라의 인구 50% 이상은 수도권에 거주하며, 서울의 인구는 2024년 기준 930만명에 달한다.
KDI는 도시 규모를 결정하는 요인을 △생산성 △쾌적도 △인구수용비용 세 가지로 봤다. 생산성이 높은 도시는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 사람을 끌어들인다. 쾌적한 도시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다만 도시가 커질수록 통근시간과 주거비가 높아져 혼잡비용이 도시의 편익을 넘어서면 주민이 떠나고 유입도 감소한다.
김선함 KDI 연구위원은 "서울과 같은 고밀도 거대도시는 인구 1명이 늘어날 때 발생하는 추가 혼잡을 수용하는 비용이 낮아 가능하다"며 "생산성과 쾌적도가 높고 인구수용비용이 낮을수록 도시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생산성과 인구수용비용은 2005년 전국 평균을 100으로, 쾌적도는 각 연도 전국 평균을 100으로 환산해 2005~2019년 한국 도시의 변화를 살펴봤다.
2005년 수도권 도시들의 생산성 평균은 전국의 101.4% 수준이었다. 반면 비수도권 평균은 98.7%로 수도권이 비교적 높았으나 유사한 수준이었다. 이후 2019년 수도권 생산성은 121.7%, 비수도권은 110.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쾌적도는 비수도권이 수도권을 늘 앞질렀다. 2005~2019년 수도권의 상대적 쾌적도는 1.6%포인트 하락했으나 비수도권은 2.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수용비용은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하회했다. 2005년 기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각 전국 평균의 62.0%, 134.8%로 수도권의 인구수용비용은 비수도권의 절반 수준이다.
수도권의 생산성 우위 강화는 2005~2019년의 수도권 집중 심회를 야기했다. 2010년에 들어서며 거제, 구미, 여수 등 전통 제조업 도시들의 생산성이 크게 줄었다. 조선업 불황과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지역경제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DI는 제조업 도시들의 생산성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2019년의 수도권 비중은 현실(49.8%)보다 2.6%포인트 낮은 47.2%에 머물렀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든 수도권 도시와 여타 비수도권 도시에서 100만명 내외의 인구가 유출돼 12개 제조업 도시에 200만명 가량의 인구가 유입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5~19년 전국 161개 시·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 기간 수도권의 생산성 상대우위 강화가 수도권 인구 비중 상승을 주도했다. 수도권 생산성 증가와 비수도권 산업도시 생산성 감소가 동시에 발생한 효과가 지역을 넘어 전국적 공간구조 변화를 촉발한 것이다.
이에 비수도권 공간구조를 대도시 위주로 재편한다면 수도권과의 격차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수도권 권역별 거점도시를 육성해 수도권 인구 비중을 2000년 수준인 46%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7개 거점도시에서 평균 8.2%의 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정 투자를 통해 이같은 효과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생산성 제고라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대상 지역을 선별해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은 "집적경제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비수도권 대도시·산업도시의 생산성 향상은 수도권 일극집중 심화를 피하면서도 국민경제 후생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경로가 된다"며 "이를 위해 교부금 등 기존의 공간적 재분배제도의 목표에 낙후지역 지원뿐 아니라 도시규모분포 효율화를 포함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주경제=김유진 기자 ujeans@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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