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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모별 차등규제 손실 111조원...정부發 현장 대책 촉구

아주경제 신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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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모별 차등규제 손실 111조원...정부發 현장 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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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규제로 인해 성장 멈추거나 회사 쪼개
소기업→중견·대기업 가는 사다리 끊어져
韓 소기업 고용 42.2%...저생산성 고착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 진단과 기업생태계 혁신 방안(박정수·김천구)' 보고서에서 기업이 성장해 고용을 늘릴수록 혜택은 끊기고 규제와 조세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한국 특유의 '성장 페널티(Growth Penalty)'가 국내 경제 성장 잠재력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20일 대한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50인, 300인 등 규제 장벽 앞에서 인위적으로 성장을 멈추거나 기업을 쪼개는 등 규제 회피를 위한 '안주 전략'을 택하고 있다. SGI는 이러한 안주 전략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저성장을 가져오는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성장을 멈추면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의 채용 여력은 줄어드는 반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 인력이 몰리면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하락한다"며 "여기에 노동시장의 경직성까지 더해져 실업이 늘거나 비효율적인 부문에 한 번 배치된 인력이 고착화되며 국가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분석했다.

SGI가 기업규모별 차등 규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업생태계의 왜곡으로 발생하는 GDP 손실은 약 4.8%로 2025년 기준 111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만 걷어내도 최근 3년 치 경제성장분인 약 103조원 이상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SGI는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기업생태계를 영세 소기업 중심으로 굳어지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기업이 5년 뒤에도 여전히 영세한 규모(10~49인)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했다.

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성장 사다리도 끊어졌다. SGI는 "소기업이 중규모 기업으로 도약할 확률은 과거 3~4%에서 최근 2%대로 반토막 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0.05% 미만으로 떨어져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SGI는 이러한 규제 역설이 한국 기업생태계를 선진국과 정반대 구조로 변질시켰다고 주장했다.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위주로 고용을 창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영세 소기업에 인력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국가 경제 전체를 저생산성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0.4%에 불과한데, 제조업 내 소기업(10~49인)의 고용 비중은 42.2%에 달한다. 정작 고용은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가 드러난다.

SGI는 기업생태계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저생산성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Up-or-Out 지원 체계 구축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육성 △성장유인형 지원 제도 도입과 같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나, 관건은 현장에서의 속도감 있는 이행"이라며 "규제와 조세 제도의 과감한 재설계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인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신지아 기자 fromji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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