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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도 최저임금·퇴직금 보장” 노동부 입법 추진

동아일보 최혜령 기자,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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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도 최저임금·퇴직금 보장” 노동부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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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대리기사 등 870만 플랫폼 종사자

근로자로 간주 ‘일하는 사람 기본법’ 추진

4대보험·주52시간 등 근로기준 동일 적용

인건비 급증 불보듯…해외도 사례 없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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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와 대리기사 등 870만 명에 이르는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플랫폼 종사자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패키지 법안이 추진된다.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에게 4대보험,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퇴직금 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다만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데다 사업주의 인건비 등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업계 반발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안을 ‘권리 밖 노동자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으로 묶어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안을, 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당정은 노동절인 5월 1일에 맞춰 입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플랫폼 종사자 등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업주가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게 하는 ‘근로자 추정제’가 담겼다. 최저임금이나 퇴직금 관련 분쟁이 생겼을 때 지금은 근로자 본인이 노무 제공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사용자가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사업주가 입증책임을 지는 것은 퇴직금이나 해고 무효확인 등 민사사건에 국한된다. 노동부가 규율하는 노동관계법 위반 형사사건에는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되지 않는다. 형사사건은 입증책임이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검찰 등 국가에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신고사건에서는 근로감독관이 사측에 입증자료를 요구하거나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입법으로 근로자로 추정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87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랜서 등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세청의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은 2023년 862만 명, 2024년 869만 명이다.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근로자들에게도 최저임금과 퇴직급여, 4대보험 등을 보장해야 해 사업주 부담이 커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배달비 인상’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현재 배달 건수로 지급되는 라이더 임금을 시간제로 전환해야 하는지 현장에서는 벌써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 건 배달했는지에 따라 최저임금보다 많이 벌기도 하고 적게 벌기도 하는데 최저시급 적용한다는 것부터 양립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 입법과 유사한 수준의 선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많지 않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문제다. 스페인은 지난 2021년 4월 글로보, 딜리버루 등 음식배달 라이더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긴급명령을 승인했다. 이에 딜리버루는 같은 해 11월 3800여 명의 라이더를 해고하고 아예 스페인 시장에서 철수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근로자성 입증 책임을 진다는 것부터가 기업에는 상시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비용이 오르면서 단기적으로 수수료와 가격이 인상될 수 있고, 서비스 지역이나 시간 등도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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