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금융위, 규제 완화 정책 협의
시장 활성화 및 독점구조 재편에 초점
與野, 세부규제 완화 공감…법안 속도
시장 활성화 및 독점구조 재편에 초점
與野, 세부규제 완화 공감…법안 속도
15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금융당국이 연내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손질하기 위한 세부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른바 ‘1거래소–1은행’ 관행을 개선하고,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발행을 허용하는 등 시장 활성화를 염두에 둔 규제 완화가 핵심이다. 국회 역시 디지털자산 시장을 제도권에 편입하되, 거래 위축을 막기 위한 규제 완화에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현재 디지털자산 관련 주요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간 규제 완화 범위와 시기를 놓고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단기 과제와 중·장기 과제로 나눠 연내 발표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양 기관은 ‘가상자산거래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에 대한 경쟁영향평가’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와 거래소 경쟁 환경을 점검하고, 독과점 문제를 완화할 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다. 해당 연구는 동국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했다.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1거래소–1은행’ 관행이 해소될 경우 경쟁이 강화되고 소비자 효용도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관행은 법률에 명시된 규정은 아니지만, 자금세탁 방지와 고객확인 의무를 이유로 거래소와 은행이 사실상 1대1로만 연동해 온 것이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거래 규모와 리스크 수준이 각기 다른 거래소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디지털자산 파생상품 도입도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파생상품이 현물 중심 거래구조에 변화를 주고, 거래소 간 경쟁구도를 재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법인계좌를 통한 디지털자산 거래를 허용해 국내시장으로 자본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유동성 격차가 완화되고, 거래 효율이 높아지면서 독점구조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국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시장은 1·2위 사업자를 중심으로 상당히 집중돼있다”며 “자산거래시장은 유동성 및 거래 효율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효과가 중요한데, 국내시장은 여러 규제로 거래 가능한 자산 및 시장 참가자의 종류가 제한돼 경제효과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을 통해 거래를 제도권에 편입하되, 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 일부 규제는 완화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해외거래소의 국내 진입이나 국내거래소의 해외 진출 문제는 우선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 촉진 효과는 기대되지만 국내 사업자 보호 문제와 해외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한계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도 디지털자산 거래 활성화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는 이날 회의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논의한다. TF 소속 한 의원은 “제도화 과정에서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시장 규모와 거래량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일부 분야에는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디지털자산업계 정책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 기본법 관련 쟁점에 대해 업계와 의견을 공유했다. 특위 소속 최보윤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주식시장 규제를 가상자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규제 완화 관련) 해당 사안들은 과거부터 논의돼 온 과제”라고 전했다.
한편 당정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세부 쟁점을 조율 중이다. 민주당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을 제외하고, 디지털자산 정의와 인가·등록제 적용 범위, 영업행위 원칙, 이용자 보호 등을 중심으로 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대주주 지분 제한 여부는 여야와 금융당국 간 이견이 큰 사안으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와 조율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논의 속도는 내고 있지만, 최종 방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