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마라톤 대회 중 트럭에 치여 숨진 20대 선수의 유족은 “안전 통제가 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청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김종윤 선수는 지난해 11월 10일 충북 옥천군에서 열린 한 마라톤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 80대 운전자가 몰던 1t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김 씨는 2차로에서 뛰고 있었는데, 1차로를 달리던 화물차가 차선을 변경해 앞서 가던 김 씨를 덮쳤다.
사진=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
청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김종윤 선수는 지난해 11월 10일 충북 옥천군에서 열린 한 마라톤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 80대 운전자가 몰던 1t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 당시 김 씨는 2차로에서 뛰고 있었는데, 1차로를 달리던 화물차가 차선을 변경해 앞서 가던 김 씨를 덮쳤다.
김 씨 유족은 지난 19일 JTBC ‘사건반장’에 “(사고 직후) ‘김 씨가 뇌사 판정을 받았다’라고 보도됐는데 뇌사 판정을 받지 않았다”며 “세미코마 상태로, 완전히 의식이 없는 상태도 아니었다. 그 상태로 연명 치료를 받다가 (사고) 20일 만에 사망했다”라고 전했다. 세미코마는 뇌 기능이 거의 상실된 식물인간 같은 상태다.
또 “가해 차량 운전자가 유족에게 사과한 적도 없다”며 ‘신호등을 보느라 사람을 미처 보지 못했다’는 운전자 진술에 대해서도 “조수석에 가족도 타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느냐.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운전자는 지난해 11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유족은 “선수들이 달릴 때 앞에는 경찰차가 달리고 선수가 그 뒤에 있고 그 뒤에는 감찰차라고 해서 심판원이 타고 있고 코치가 동승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사고 영상을 보면 김 씨 뒤에도, 옆에도 고깔이라든지 감찰차라든지 어떤 통제도 안 되어 있는 맨 도로에서 (김 씨가) 달리고 있고 (가해 차량이)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바꾸면서 김 씨가 차에 치인 게 아니라 저 멀리에서 가해자 차량이 (2차선으로) 진입했다. 긴 시간 가해 차량이 선수 뒤를 쫓고 있는데도 그걸 아무도 제지하지 않은 거다”라고 말했다.
통상 마라톤 대회에선 대회 차량이 선수 보호를 위해 뒤따라 붙는다.
이번 사고는 대회 차량이 선수들이 어깨띠를 이어받는 중계 구간을 피해 김 씨를 앞서 가서 대기하던 사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계 구간을 지나면서 차량을 선수 뒤에 따라붙게 해야 했음에도 대회 주관사인 충북육상연맹 관계자이자 안전관리 책임자인 A씨가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지난 8일 불구속 송치됐다.
대회에 앞서 경찰은 주최 측에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대회 당시 다수 구간에 안전관리 인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선수들 목숨에 대한 안전과 기본적인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선수들이 여름에는 살이 타서 벗겨지고 겨울에는 발이 동상 걸리고 얼굴 다 터 가면서 대회 한 번 뛰려고 (하는데) 돈 벌어주는 장기 말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지난해 8월 청주시청에 입단한 김 씨는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유망주로 부상한 선수였다.
국민체육진흥법과 그 시행령 등에 따르면 현재 1000명 이상 참여하는 체육 행사의 주최자에게는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해서 관할 지자체장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김 씨가 참변을 당한 대회처럼 1000명 미만이 참가하는 대회에 관해선 관련 규정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 일을 계기로 1000명 이하 소규모 행사에 대해서도 안전 관리 계획 수립을 권고하는 형태로 지자체와 관계 기관에 협조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