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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클러스터 흔들기’ 美 메모리 이전 트리거 될라

헤럴드경제 김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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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클러스터 흔들기’ 美 메모리 이전 트리거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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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청와대에 ‘용인 중단’ 촉구
‘메모리 100% 관세’ 美으름장에 기름
 노무라증권 “삼성·SK, 美 투자 불가피”
 호남 이전론, 美이전 명분 줄 수 있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지영 기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이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지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과 ‘미국 메모리 신규 투자’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가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흔들기가 지속될 경우 자칫 기업들이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고려하는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정치권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은 입지 선정의 절차적 하자와 환경 문제를 주장하며 정부가 건설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어 청와대 기후환경에너지 비서관, 공공갈등조정비서관 등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호남 이전론’에 지역 시민단체들까지 힘을 보태면서 기업들을 겨냥한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반도체 업계는 6·3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호남은 물론 첨단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전·충남 등 기타 지역으로도 용인 반도체 이전론이 번질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무라증권은 전날 발간한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신규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는 불가피하다”면서 현지 인건비·건설비 부담이 높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양사가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 구축에 대해 현재로선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이지만 전혀 현실성 없는 얘기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메모리 반도체 100% 관세’ 발언과 맞물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러트닉 징관은 메모리도 미국으로 들어와 생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압박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메모리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을 경우 한국산 메모리에 고강도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70억달러, 38억7000만달러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공장을 구축 중이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은 이 정도로는 메모리에 대한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양사가 기존에 한국에서 계획했던 설비투자를 줄이고, 미국에 신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한국보다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기타 운영비 등이 비싸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투자 수익성도 그만큼 크게 떨어진다. 노무라증권도 생산원가가 한국 대비 최소 40% 이상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27~2030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메모리 설비투자 규모는 연간 25조~3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마이크론을 포함해 모든 메모리 업체가 동일한 조건을 적용받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일 없이 비용 상승분을 최종 고객사에 전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현재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내 생산 영업이익률(OPM)은 약 58%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내 생산이 약 7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영업이익률은 60% 중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노무라증권은 2030~2035년에도 미국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양사가 매년 약 30조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추정했다. 다만 미국 공장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연 90조~100조원 발생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신규 메모리 반도체 공장 투자가 현실화하더라도 그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호남 이전론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 부담과 혼란만 키워 자칫 미국으로의 이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의 입지 선택은 전적으로 기업의 판단에 맡겨져야 한다’는 원칙을 고려하면 미국 이전 고려도 전혀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와 미국 메모리 투자라는 두 갈림길에 선 국내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할 때 결국 지금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