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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상장 51년 만에 시총 100조 돌파… 로보틱스·자율주행 ‘날개’

조선비즈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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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상장 51년 만에 시총 100조 돌파… 로보틱스·자율주행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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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시가총액이 상장한 지 약 51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1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미국 고율 관세와 자율주행 실기론 등에 시달렸지만, 연초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하며 ‘피지컬 인공지능(로봇·자동차 등 물리적 실체가 있는 AI)’ 기업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현대차 주가의 추이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사업의 진행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분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44% 상승한 49만65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시총은 101조6622억원이다. 현대차 시총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1974년 6월 28일 상장 이후 51년 6개월 만이다.

현대차 시총은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까지만 해도 61조1202억원이었는데, 이후 60% 이상 급증했다. 이날 오전 11시 8분 현재 현대차 주가 오름폭은 0.52%로 축소, 48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시총은 98조4885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현대차 주가의 전환점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이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완성도 높은 기술력을 선보인 것은 물론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6일 하루에만 주가가 전일 대비 13.8% 급등한 것은 이 때문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연구 단계에 머물렀던 로봇 기술이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 투입 및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했다.

자율주행 기대감도 현대차 주가를 밀어 올린 요인이다. 지난 13일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한 박민우 박사를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그룹 내 미래차 전략을 담당하던 송창현 전 AVP 본부장이 사임하면서 자율주행 개발 상황이 순탄치 않은 것이 알려졌고,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박 사장 영입으로 미래차 전략 실행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이날 역시 주가는 10.6% 상승했다.

이제는 현대차를 완성차 기업이 아닌 ‘AI 플랫폼’ 기업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로봇 사업 로드맵이 구체화되면서 비교 기업(피어 그룹)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며 “전기차·자율주행·로봇 사업까지 확장을 추진하는 업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6개에 불과하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미국 테슬라와 중국 샤오펑, 샤오미, 비야디(BYD) 등을 비교 기업으로 제시했다.

실적 개선 전망도 현대차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고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손실이 줄어든 것이 대표적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이 2조66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하지만, 전분기보다는 5.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와 우호적 환율 등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자동차 사업 가치 85조5000억원에 로봇 사업 가치 26조8000억원을 합산해 현대차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이 우상향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도 호조 요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차그룹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24년 10.6%에서 2027년 13.7%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점유율 1%포인트당 1조원 이상의 이익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를 띄우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이 자칫하면 주가 하방 요인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중 미국 현지에 로봇 훈련소인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을 열고 2028년 아틀라스 실제 업무 현장에 투입하며 3만대 규모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경우 시장의 기대감은 우려로 돌아설 수 있다.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올해 3분기 중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페이스카 공개가 예정돼 있다. 윤 연구위원은 “자율주행과 로봇에서 제기되는 내러티브(메시지)와 진행 속도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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