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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투자자 접근성 기대…독과점 해소 숙제

헤럴드경제 유동현,정호원,경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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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투자자 접근성 기대…독과점 해소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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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1거래소 1은행’ 폐지
거래소·은행 간 셈법 엇갈려
업비트 독점 구조 강화 우려
미제휴 은행, 이용자 확보 기대


‘1디지털자산거래소 1은행’ 폐지를 둘러싸고 은행권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간 셈법이 엇갈리면서 미묘한 입장 차를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자산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존 제휴 사업자의 경우 이용자를 뺏길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칫 독점 거래소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은행·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1위 사업자 독점 구조 강화를 우려하면서도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휴 은행이 추가되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용자 층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고객 풀을 넓히는 데 있어서 단일 은행 제휴가 큰 걸림돌 중 하나였다”며 “여러 시중은행과 제휴하게 되면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도 “1거래소 다은행은 소비자 편의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반겼다.

다만 업비트 독점 시장을 강화할 거라는 두려움도 기저에 깔렸다. 업비트가 현재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 외에 시중 은행과 추가로 손을 잡으면 접근성이 월등히 높아지면서 경쟁 거래소 고객을 흡수할 거란 우려다.

디지털자산업계 관계자도 “가상자산사업자(VASP) 제도 시행과 함께 추진됐다면 마켓을 키우는 기회가 있었을 텐데, 점유율이 너무 치우쳐 실효성 있는 효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거래소 편의에 맞춰 계좌 개설을 완료한 만큼, 뒤늦은 규제 완화가 시장 판도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라며 “오히려 자금세탁방지(AML)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에서의 규제 완화는 자칫 시장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가 뚜렷하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오전 9시) 업비트와 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65.4%, 23.37%로 90%를 넘는다. 이외 ▷코인원(6.18%) ▷코빗(1.02%) ▷고팍스(0.03%) 등과 격차가 크다. 때문에 중소 거래소에서는 ‘1거래소1은행’ 폐지가 점유율이 낮은 거래소부터 시차를 두고 완화해야 생태계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은행권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이미 상위 거래소와 손을 잡은 은행은 다른 은행으로 고객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사업자별로 이해관계가 상당히 다른 사안”이라며 “이미 기존에 거래소와 제휴한 은행들은 1거래소 1은행이 폐지되면 실이 적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거래소와 손 잡지 못했던 은행은 사업의 기회로 보고 환영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신규 고객 유치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법인 시장 확대와 맞물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그에 걸맞게 지배 구조, 내부 통제, 컴플라이언스 부분을 스스로 굉장히 고도화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의 중요 역할에 비춰 지금보다 스스로 더 강화한 컴플라이언스와 내부 통제가 요구되고 2단계법 내지는 자율 규제 기간을 통해서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동현·정호원·경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