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어린 황제 펭귄들이 첫 수영을 위해 50피트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황제펭귄은 일반적으로 저지대 해빙에서 번식하지만 기후변화로 일부 군체는 더 높고 영구적인 빙붕에서 번식하고 있다. 〈사진=내셔널 지오그래픽〉 |
정부가 예산 대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높은 사업을 선별하기 위해 새로운 탄소감축 지원제도를 가동한다. 기업 스스로 감축 효과와 지원 단가를 제시하도록 하는 '경매 방식'으로, 기존 정액·정률 보조금 방식을 벗어나, 재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이 사업은 총 250억원 규모로 올해만 운영된다. 산업 부문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다.
가장 큰 특징은 '경매 방식'이다. 기존 정부 지원사업이 정해진 보조율에 따라 일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제도는 기업이 △예상 감축량 △톤당 정부 지원 희망금액을 직접 제시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감축 효율이 높은 사업부터 차례로 선정해 지원한다.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탄소를 줄일 수 있는 프로젝트에 먼저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은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 기업으로,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 기업당 최대 지원금은 50억원이다. 다만 중소·중견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해 전체 예산의 30%는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우선 배정된다. 보조율 역시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돼 중소기업은 최대 70%, 중견기업은 50%, 대기업은 3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기업이 제출한 입찰 가격(톤당 감축 비용)이 낮을수록 우선 선정된다. 동일 조건이면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순으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산업부 이를 통해 감축 효율성과 산업 전반의 참여를 동시에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 설비는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을 적용한 설비를 중심으로, 산업부문 탈탄소에 기여할 수 있는 설비 전반이다. 연료·원료 전환, 공정 효율화,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에너지 고효율 설비 등이 포함된다. 단순 설비 교체가 아니라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검증되는 사업이 중심이 된다.
성과 기반 관리 체계도 도입된다. 사업 종료 후 실제 감축량이 당초 제시한 목표를 초과할 경우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반대로 감축 실적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보조금 환수나 향후 사업 참여 제한 등 페널티가 부과된다. 정부 재정이 '성과 중심'으로 운용되는 구조다.
산업부는 이번 제도가 단순한 보조금 사업이 아니라 산업계의 자발적 감축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 실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동시에, 기업 스스로 감축 경쟁에 나서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또 향후 탄소 감축 지원 정책 전반에 성과 중심 체계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경매 방식을 도입했다”며 “정부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민간의 탄소 감축 투자를 촉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사업 공모 개시일인 2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설명회를 열고, 경매 방식과 신청 절차, 유의사항 등을 상세히 안내할 예정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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