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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실행 경고에…유럽, 美 국채 카드 꺼내나

아시아경제 뉴욕=권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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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실행 경고에…유럽, 美 국채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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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욜 관세 강행 예고
프랑스 와인·노르웨이산 연어 직격 가능성
군사 옵션엔 '노 코멘트'
EU 통상위협대응조치 발의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에 고율 관세를 반드시 매기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다만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일 계속되는 위협에 유럽도 맞대응에 나섰다. 덴마크는 추가 파경을 결정했으며 유럽은 강력한 무역 제한에 나설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이 미국 국채를 팔아 미 경제에 충격을 주는 방식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 업계 경영진과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석유 업계 경영진과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군사 옵션엔 "노 코멘트"…프랑스 와인·노르웨이산 연어 관세 맞을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실제로 실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난 100%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그린란드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매입하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럽 8개국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를 대상으로 다음 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는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상 품목으로는 프랑스 와인과 치즈, 노르웨이산 연어, 덴마크에서 조립되는 뱅앤올룹슨 스피커 등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 영향권에 들 수 있는 브랜드로 라이카, 루이뷔통, 르크루제, 에르메스 등을 거론하며 유럽에 핵심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충격이 직접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유럽의 외교 안보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집중해야 할 것은 러·우 전쟁이지 그린란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NBC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과 관련해 미국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guarded)'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트뢸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NATO) 본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뢸스 룬드 포울센 덴마크 국방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NATO) 본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ACI 발동 논의…美 금융자산으로 美 압박 가능성도
유럽도 맞불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대응하기 위한,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논의하고 있다.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도이체방크는 유럽이 보유한 대규모 미국 금융자산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은 미국의 최대 채권 보유국으로,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미 국채와 주식 규모는 약 8조달러(도이체방크기준)에 달한다.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보유한 규모를 합친 것을 두 배 웃도는 수준이다. 유럽에서 이를 매각할 경우 미 경제는 흔들리게 된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수석 외환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며 "다른 나라에 의존해 재정을 충당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관련 금융 자산 상당수는 각국 정부가 아닌 연기금, 보험사, 은행, 자산운용사 등 민간 부문이 들고 있어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 유럽 각국에 미국 자산 매각을 유도하려면 투자 비중을 법으로 제한하는 등 강제 조치가 필요하다. 이는 정치·제도적으로 실행가능성이 작고 추진하더라도 수 년이 걸릴 수 있다.

무엇보다 유럽이 미국 자산 매입 축소나 보유 축소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미 국채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충격은 유럽에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가치 급락은 상대적으로 유로화 강세를 초래해 유럽 수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는 많은 유럽 국가들을 경기 침체로 몰아넣게 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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