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하는 '의지의 연합' 35개국, 성공적 협의틀 마련해 트럼프 대응
"유럽 정상들 단체채팅방서 수시 논의"…나토와 다른 안보동맹 발전 가능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유럽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과 유럽 간 오랜 동맹 관계에 균열이 발생한 가운데 유럽 내에서는 미국이 없는 안보 동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후 미국은 유럽과 관세 전쟁, 방위비 증액 등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한 이번 관세 위협에 대해서는 레드라인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한 유럽 관계자는 "유럽은 트럼프 앞에서 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며 "이것(그린란드 관세 위협)은 선을 넘은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면서 2030년까지 국방비 증액, 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 등 자체 국방력 강화를 추진 중이지만, 미국과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과는 다른 새로운 안보 동맹을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지원이 없는 안보 동맹은 위험을 수반하지만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이미 예습하고 있다. 유럽 주도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창설된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통해서다. 의지의 연합에는 미국을 제외한 3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35개국 국가안보 보좌관들이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온라인과 대면 회의도 자주 하며, 비공식적인 문자메시지로도 소통한다"며 "이들은 트럼프가 문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세계에서 다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익숙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지의 연합은 미국이 더 이상 나토와 유럽 안보를 지지하지 않는 시대에 새로운 안보 동맹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이는 미국과의 협력을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당연한 전제로 삼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지의 연합 운영 방식을 잘 아는 이들에 따르면, 연합 내부의 신뢰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으며 실무진뿐 아니라 국가 정상들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비롯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은 단체 채팅방에서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하면 조율하기 어려운데 이 단체방은 정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은 지난 1년간 트럼프가 돌발적이고 잠재적으로 해가 될 만한 행동을 할 때마다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트럼프의 도발에 말려드는 것을 피하고 냉정한 대응에 집중했다.
의지의 연합에 우크라이나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유럽 안보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는 거대한 군대와 정교한 드론 생산 산업, 풍부한 실전 전투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이 프랑스, 독일, 폴란드, 영국 등의 전력과 결합한다면 의지의 연합 군사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며 핵보유국과 비핵보유국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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