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코노믹리뷰 언론사 이미지

2026년 달라지는 노란봉투법은?

이코노믹리뷰
원문보기

2026년 달라지는 노란봉투법은?

서울맑음 / -3.9 °
[이지홍 기자]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건설 업계는 노사 관계가 악화될 경우 공기 지연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19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번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재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해 11월25일 입법예고를 하고 지난 5일 의견수렴을 마쳤으나, 노사 양측에서 불만이 제기되면서 일부 절충안 수용을 위해 재입법예고에 나섰다.

2달 뒤부터 시행될 '노란봉투법'은 노조법 제2조와 제3조 개정안을 일컫는 별칭으로, 하청‧파견 노동자를 고용하는 실질적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들의 손해배상을 제한해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다. 노란봉투라는 별칭은 지난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당시 대규모 파업 이후 근로자들에게 청구된 손해배상액 약 47억을 시민들이 노란색 봉투에 돈을 모아 전달했던 캠페인으로부터 왔다.

사용자 범위 확대...하청 노동자와 원청 사용자 간 교섭 가능

노란봉투법에 따르면 우선 사용자의 범위가 확대된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및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자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하청 노동자와 원청 사용자 간 교섭도 가능해진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하청 근로자들과 임금 등의 협상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무부담이 지나치다고 호소하고 있다. 수많은 하청업체별 교섭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더러 개별 단체가 무분별하게 교섭·파업할 경우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건설사는 '책임준공 연장' 사유에 파업 등 노동쟁의를 포함하자는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준공은 PF 사업에서 정해진 기간 내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시공사가 발생한 채무 전부를 인수해야하는 계약이다. 지난해 정부의 PF 정상화 대책에 따라 책임준공 연장 사유는 기존 천재지변·내란·전쟁에서 원자재 수급 불균형, 법령 제·개정, 전염병, 태풍·홍수·폭염·한파, 지진까지 확대됐다.

임금협상 외 해외투자, 공장건설 등에도 파업가능

다음으로 노란봉투법에 따르면 노동쟁의의 대상이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확장된다. 이로써 임금협상, 구조조정 등 이익조건 외에도 다양한 근로조건에 관해 포괄적으로 권리 분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건설업계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준다면 해외 투자, 공장 건설 등 경영상 결정에도 파업이 가능해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해외사업 진출 및 기업 인수·합병(M&A) 등의 결정은 쟁의 대상이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정리해고 등 근로자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하면 단체교섭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축이 된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는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근로자 지위 박탈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임금·근로 시간 등 핵심적 조건의 변동이 수반되지 않은 배치전환까지 단체교섭 대상이 될 경우 사용자의 정당한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조합원 손해배상 책임 줄어...배상액 감면 청구 가능


마지막으로 노란봉투법은 조합원의 쟁의행위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한다. 기존에는 파업을 한 모두의 책임을 일괄 인정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개별적으로 손해 배상 의무자별 책임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배상의무자인 노조와 근로자는 법원에 배상액 감면도 청구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측은 노조 존립을 위태롭게 하거나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

건설업계는 결국 조합원 개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줄여주는건데 그렇게 되면 불법파업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란봉투법이 자리를 잡고 판례가 쌓일 때까지 각종 소송이 난무할 것이란 예상이다.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오는 21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 부회장과 주요 기업 임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경영계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우려를 전달하고 사용자 정의와 노동쟁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것 전망이다. 하청 노조와의 무분별한 교섭 허용에 따른 부담 최소화 방안도 건의할 것으로 전해진다.

<저작권자 Copyright ⓒ ER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