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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재건에 1200조?"…유럽, 트럼프 평화 계획 의심

뉴시스 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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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재건에 1200조?"…유럽, 트럼프 평화 계획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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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마련 실패 전력 블랙록이 다시 계획 주도
유럽 자금 쓰면서 유럽을 주변적 위치로 격하
미 정부 당국자들에 도움 될 부문에 집중 투자
[뉴욕=AP/뉴시스]세계 최대 자금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미국 뉴욕 본사 건물. 우크라이나 평화계획의 핵심인 전후 복구 사업을 블랙록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2026.1.20.

[뉴욕=AP/뉴시스]세계 최대 자금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미국 뉴욕 본사 건물. 우크라이나 평화계획의 핵심인 전후 복구 사업을 블랙록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2026.1.20.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BlackRock)이 “8000억 달러(약 1180조 원)”의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사업 설계를 주도하는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블랙록 고위 경영자들과 우크라이나 전후 복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및 투자 우선순위를 식별하는 회의를 가졌다. 전후 계획의 세부 내역은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NYT는 우크라이나 및 유럽 국가들이 블랙록이 막대한 투자를 끌어오지 못할 것으로 의심하며 오히려 투자자들을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블랙록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몇 년 동안 재건비용 수십 억 달러를 모으려다 실패한 전력이 있다.

블랙록은 2023년 4월 작성한 문서에서 재건 비용 500~800억 달러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1년 뒤에는 150~300억 달러로 크게 낮췄으며 지난해 중반 결국 프로젝트 자체가 중단됐다.

블랙록이 자금 모금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유럽 각국이 자국 자금이 미국 민간 펀드로 흘러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NYT는 블랙록이 다시 우크라이나 평화계획의 핵심인 재건 프로젝트 마련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유럽의 의구심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 극대화를 중시하는 민간 기업이 협상에 참여한 사실은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 재건을 인도주의나 안보 문제라기보다 미국 정부와 미국 기업을 위한 수익 창출 기회로 보고 있다는 우려를 더욱 키웠다.

우크라이나 평화계획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 대표들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가 지난 연말의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협상에 쿠슈너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현재 마련된 우크라이나 평화안 초안은 미국의 투자 기회를 다양하게 나열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8000억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가치로 1500억 달러였던 2차 세계 대전 뒤 유럽 전후 복구사업 마셜 플랜에 비해 엄청난 규모다.

바로 이 점이 미국이 주도하는 전후 복구 사업 계획에 대해 우크라이나 경제계가 회의적으로 반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올렉시 소볼레우 우크라이나 경제장관은 최근 약 5000억 달러가 보조금과 공공은행의 저리 대출 형태로 공적 자금에 투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기업인들과 관계자들은 이 액수가 우크라이나가 4년 전쟁 내내 받은 모든 군사·재정·인도적 지원을 합친 것보다 크다며 조달이 가능하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기업인들은, 젤렌스키가 말한 “8000억 달러”가 트럼프 정부에 비위를 맞추려는 정치적 메시지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한다.

미국은 유럽에 동결된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자산 일부를 활용하려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러시아 동결 자산의 통제권을 미국이 주도하는 복구 기금에 넘김으로써 유럽을 주변화하려는 시도로 의심한다. 블랙록이 평화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점 자체가 미 정부의 의도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또 미국 정부가 주도한 마셜 플랜과 달리 우크라이나 복구 계획의 설계를 민간 기업에 맡기는 자체가 투명성과 이해 충돌 우려를 낳기도 한다.

젤렌스키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 미국 기업을 우대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재건기금을 기술,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을 포함한 고성장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분야는 백악관이 전반적으로 투자 우선순위로 삼아 온 영역으로, 트럼프 정부 인사들에게 재정적 이익을 안겨 준 분야들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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