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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주도해야…AI·간편결제 등 수요 기대“

이데일리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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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주도해야…AI·간편결제 등 수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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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길을 묻다]⑤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은행 51%룰 유례도 근거도 없는 규제…테크기업 주도해야”
“AI 간편결제서 스테이블코인 수요 기대…한은 걱정할 일 아냐“
“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시장 불확실성 키우고 혁신 싹 말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인터넷은행이나 간편결제업체 등을 보면 기술적, 사업적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테크기업들이 주도했을 때 성과가 나왔습니다. 이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주도할 경우 향후 인공지능(AI) 간 결제나 간편결제시장 등에서 충분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사진=뉴스1)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사진=뉴스1)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며 입법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19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TF가 3월 말까지 2단계 입법을 통과시키기로 한 만큼 2월 중에는 적어도 여당의 단일안이 나와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 디지털자산위원회 내 성장협력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고, 대선 이후 국정기획위원회 제2분과에서도 활약했다.

강 교수는 은행권이 50%+1주 지분으로 발행주체가 돼야 한다는 이른바 ‘51%룰’이나 한국은행까지 참여하는 관계기관 만장일치 협의체 구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51%룰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뿐더러 학술적으로도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경우 감독체계가 수평적 구조로 돼 있어 만장일치라는 게 가능하지만, 수직적 구조로 된 우리나라에선 불가능하다”고 했다.

강 교수는 “한은은 은행과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주요 근거로 대고 있지만, 시장 진입 장벽을 두지 않고 기술적 역량을 가진 테크기업들이 주도해야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과거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 당시에도 한은 등이 은행 위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걸 이유로 제시했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봐야 해외에서의 활용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인 만큼 발행 기준을 제한해도 된다는 한은 측 주장에 대해서도 “그건 한은이 앞서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확신할 순 없지만,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점쳤다.

강 교수는 “이미 시장이 열리고 있는 AI 간 결제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며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이용해 AI 에이전트 간 결제와 청산, 소액결제를 처리하는 x402 프로토콜은 작년 말 이미 1000만달러나 거래되는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150조원을 들여 AI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는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런 AI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기업들도 열심히 수요를 만들 것”이라며 “네이버페이만 해도 누적 결제액이 80조원이나 되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2조원 정도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간편결제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은행들이 발행을 주도하면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열심히 늘릴 만한 인센티브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도입될 예금토큰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강 교수는 “예금토큰은 결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와 같은 말”이라며 “예금토큰은 개인 간 거래에 활발하게 사용하기 어렵고 개인들의 프라이버시 이슈까지 있는 만큼 기관 간 거래에 주로 사용되면서 개인 간에 쓰일 스테이블코인과 보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하면 은행 예금이 줄어들고 은행 대출도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강 교수는 “한은이 주로 이런 우려를 하는데 이는 기우일뿐이며 오히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통화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부터 명확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통화량에 영향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며 “또 스테이블코인이 늘어나면 통화 유통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확신할 수 없으며, 그런 논리라면 간편결제도 마찬가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대주주 지분 15~20% 규제 가능성에 대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혁신의 싹을 말려 버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시장을 키우기 위해 힘쓴 거래소 대주주들에게 15~20%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팔라는 건 기업가들의 의욕을 꺾는 일”이라며 “증권사들이 모여 만든 증권거래소야 특정 증권사 지분을 제한하는 게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자 집합이 아닌 코인 거래소에 대해 같은 잣대를 대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