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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 지시 뒤에도 찬양 삼행시”…전주·남원 이어 완주서도 ‘단체장 띄우기’ 논란

프레시안 양승수 기자(=전북)(yssed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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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제' 지시 뒤에도 찬양 삼행시”…전주·남원 이어 완주서도 ‘단체장 띄우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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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수 기자(=전북)(yssedu@naver.com)]
▲ 왼쪽은 완주군 상관면 연초방문을 앞두고 제작된 홍보물로, 군수 이름을 활용한 삼행시 문구가 담겨 있다. 오른쪽은 15일 고산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연초방문 행사 모습으로, 주민과의 대화 자리 무대 배경에 군수 이름을 강조한 대형 삼행시 현수막이 설치돼 논란이 됐다. ⓒ독자제공

▲ 왼쪽은 완주군 상관면 연초방문을 앞두고 제작된 홍보물로, 군수 이름을 활용한 삼행시 문구가 담겨 있다. 오른쪽은 15일 고산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연초방문 행사 모습으로, 주민과의 대화 자리 무대 배경에 군수 이름을 강조한 대형 삼행시 현수막이 설치돼 논란이 됐다. ⓒ독자제공



전북지역 지방자치 현장에서 단체장을 향한 과잉 의전과 찬양 연출이 반복되며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주시와 남원시에 이어 완주군에서도 단체장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삼행시 연출’이 공식 행정 일정에서 등장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시에서는 지난해 연말 종무식을 전후해 각 부서에 ‘청사 입구에서 시장 영접’, ‘로비 환영’ 등을 요청하는 취지의 협조가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전주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행사였다”고 해명했지만 내부에서는 “근무평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보이지 않는 압박”이라는 불만이 뒤따랐다.

▲ 전주시 공무원 내부 행사에서 시장을 향한 찬양성 연출이 등장해 과잉 의전 논란이 제기됐다. ⓒMBC뉴스 화면캡처

▲ 전주시 공무원 내부 행사에서 시장을 향한 찬양성 연출이 등장해 과잉 의전 논란이 제기됐다. ⓒMBC뉴스 화면캡처



남원시에서도 연말 종무식 과정에서 시장을 향한 찬양 이벤트가 경쟁적으로 진행됐다.


한복을 입은 직원이 목걸이를 걸어주거나 ‘고마운 한상’이라는 상장을 전달하는 장면, 시장 이름을 활용한 삼행시까지 등장했다.

해당 장면들은 시장 개인 SNS를 통해 공개됐다가 전국적 논란이 일자 삭제됐고 남원시 역시 “자발적 감사 표시”라는 입장을 내놨다.

▲ 남원시 종무식에서 시장을 치켜세우는 찬양 퍼포먼스가 이어지며 공직사회 과잉 의전 논란이 제기됐다. ⓒMBC뉴스 화면캡처

▲ 남원시 종무식에서 시장을 치켜세우는 찬양 퍼포먼스가 이어지며 공직사회 과잉 의전 논란이 제기됐다. ⓒMBC뉴스 화면캡처


경북 안동에서는 공공기관이 시장을 찬양하는 노래를 제작·상영했다가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고 과태료까지 부과됐다.


안동시설공단 사례에 대해 선관위는 “공공기관이 단체장을 홍보·찬양하는 행위는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완주군에서의 장면이 다른 지역보다 한층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완주의 삼행시는 내부 행사나 종무식이 아니라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주민과의 대화’ 공식 행정 일정에서 등장했다.

수백 명의 주민 앞에서 행정 현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해야 할 자리에서 단체장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대형 삼행시 현수막이 버젓이 무대 배경을 채운 것이다.


지난 13일 상관면에서는 군수 이름을 활용한 삼행시 홍보물이 내부 단체 대화방에서 문제로 제기되자 ‘자제하라’는 내부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15일에 열린 고산면 연초방문, 즉 주민과 군수가 직접 마주하는 공식 소통의 자리에서는 더 큰 규모의 군수 이름 삼행시가 무대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군청 실무진에게도 논란의 삼행시와 관련한 사전 공유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행사가 끝난 뒤에야 뒤늦게 알려지면서 내부에서도 “왜 주민과의 대화 자리에서까지 이런 연출이 필요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 내부에서 한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정작 주민 앞 공식 행사에서는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강도가 더 커지고 있다.

각 지역 사례의 공통점은 모두 “자발적인 행사였다”는 해명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자발성과 눈치 문화의 경계는 이미 무너졌다”, “주민을 향해야 할 시선이 단체장에게 쏠리는 구조가 문제”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완주 사례는 단체장 찬양 연출이 주민 소통의 장 한가운데에서 재현됐다는 점에서 과잉충성 논란을 넘어 행정의 기본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묻게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과의 대화를 표방한 자리가 오히려 단체장을 띄우는 무대로 비쳐졌다면, 행정의 겸손과 중립성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완주군 선관위가 "현재 단체장을 지지 선전했는지 등 그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는 등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주·남원·안동을 거쳐 완주까지 이어진 이런 흐름과 관련해 단체장의 무소불위 권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을 한다. 인사권을 쥐고 있다 보니 주민보다 단체장에게 더 잘 보이려는 구조와 관행이 빚어낸 결과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양승수 기자(=전북)(yssed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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