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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그린란드 병력 증파… 美 ‘매입 압박’에 군사적 대응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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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그린란드 병력 증파… 美 ‘매입 압박’에 군사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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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전투 병력을 추가로 급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굽히지 않고 관세 위협까지 가하자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였다. 덴마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차원의 공식 감시 작전까지 제안하며 미국을 더 강하게 견제하기 시작했다.

19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눈이 내리는 가운데 사람들이 얼음 지형을 지나 해안선을 따라 걷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그린란드 누크에서 눈이 내리는 가운데 사람들이 얼음 지형을 지나 해안선을 따라 걷고 있다. /연합뉴스



덴마크 방송 TV2와 폴리티코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각) 덴마크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페터 보이센 덴마크 육군 참모총장과 함께 상당 규모의 덴마크군 전투 병력이 그린란드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추가 파병된 병력은 그린란드 수도 누크와 이곳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칸게를루수악 공군 기지에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파병 규모는 보안 사항으로 부쳐졌다. 다만 현지 언론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앞서 덴마크 북극사령부는 지난주 이미 병력 약 100명을 누크에 배치했다. 이들은 현재 다국적 연합 훈련 ‘북극 인내 작전(Arctic Endurance)’을 수행 중이다. 덴마크가 주도하는 이 훈련에는 유럽 동맹국들이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미국 영유권 주장에 대한 무력 시위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뢸스 룬 포울센 덴마크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왼쪽) 과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교연구부 장관(오른쪽)이 19일 벨기에 브뤼셀 NAT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뢸스 룬 포울센 덴마크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왼쪽) 과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교연구부 장관(오른쪽)이 19일 벨기에 브뤼셀 NAT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덴마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도 강도를 더했다. 그는 19일 NBC 뉴스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할 가능성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No comment)”라고 답해 군사적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그는 매입이 무산될 경우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100% 강행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덴마크 정부는 나토를 통한 집단 외교적 해법 모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뢸스 룬 포울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를 찾아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포울센 장관은 그린란드에 대한 나토 차원에서 ‘감시 작전’을 개시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포울센 장관은 회담 직후 “우리가 제안한 내용을 사무총장이 주의 깊게 청취했다”며 “이 구상을 구체화할 프레임워크가 곧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동석한 비비안 모츠펠트 그린란드 외무장관 역시 “그린란드는 지금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나토 틀 안에서 안보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회담 후 소셜미디어에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안보가 나토 집단 방위에 얼마나 중요한지 논의했다”며 동맹 간 협력을 강조했다.


18일 그린란드의 한 비밀 장소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덴마크 군인들 모습. /연합뉴스

18일 그린란드의 한 비밀 장소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덴마크 군인들 모습. /연합뉴스



현재 유럽연합(EU)은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적극적으로 덴마크를 지원하는 분위기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포울센 장관 등과 만난 뒤 “주권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Sovereignty is not for trade)”라고 못 박았다. 그는 “관세 위협은 문제 해결 방식이 될 수 없다”며 유럽이 자체적인 이익 수호 수단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측의 강대강 대치 속에 덴마크 정부는 외교적 항의 표시로 19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불참을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덴마크 정부 관리들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는 격화하는 그린란드 분쟁에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덴마크 측이 대면 접촉 자체를 거부하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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