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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송' 졌지만 성과…'흡연·폐암, 기업·국가의 책임' 공론의 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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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송' 졌지만 성과…'흡연·폐암, 기업·국가의 책임' 공론의 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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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덕도 피습 테러 지정에 "진실 규명에 최선"
2심, 1심과 달리 개별적 인과관계 인정 언급
"진일보한 결과…다른 패소 원인 대책 마련"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4일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흡연구역 모습 2026.01.1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 14일 서울역 인근에 마련된 흡연구역 모습 2026.01.1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김민수 수습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소송 2심에서도 패소했지만 이번 소송에서는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를 일부 인정하는 판단이 나오면서, 기존 인식에 균열을 내고 국민 건강권 책임 소재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담배 소송 2심 설명자료를 보면 서울고법 민사6-1부(부장판사 박해빈·권순민·이경훈)는 지난 15일 건보공단이 담배 제조사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고(건보공단) 주장과 같이 흡연과 폐암 등 발생 사이 역학적 상관관계가 인정되고 이 사건 대상자들이 30년 이상 2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자들로 폐암(편평세포암·소세포암) 또는 후두암(편평세포암) 진단을 받은 점 등의 사정을 비중있게 고려해 개별적 인과관계를 판단함이 상당함"이라고 했다.

다만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증명되지 않아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대상자들의 흡연과 폐암 등 발생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음"이라고 했다.

1심 판결에서 유사한 대목을 보면 그 당시 재판부는 "어느 위험인자와 어느 질병 사이에 역학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그 집단에 속한 개인이 걸린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가 판명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역학이란 집단현상으로서 질병의 발생, 분포, 소멸 등과 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질병 발생·감소 방법을 발견하려는 학문인데, 집단에 소속된 개인이 걸린 질병의 원인을 판명하는 건 아니라는 게 1심의 판단이었다.

또 재판부는 폐암이 흡연 외 음주, 연령, 식생활 습관, 직업적·환경적 요인 등 다른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특이성 질환이 아닌 비특이성 질환으로 판단했다.


비특이성 질환으로서 흡연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흡연과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상자들의 흡연에 노출된 시기와 노출 정도, 발병 시기, 흡연에 노출되기 전 건강 상태, 생활 습관, 질병 상태 변화, 가족력 등에 대한 증거 조사 과정에서 흡연 외 다른 위험 인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 사실들이 추가로 증명돼야 한다"며, "대상자들이 흡연을 했다는 사실과 이 사건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 그 자체로서 양자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단정하거나 원고가 그 입증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에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부분을 주목했다. 명승권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국립암센터 교수)은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전에는 개별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상당하다고 인정을 했기 때문에 진일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안정희 한국YWCA연합회 소비자운동국장도 "기존 인식에 균열을 내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승소를 통해 기업과 국가가 책임을 지지는 않았지만 흡연과 폐암 인과관계에 대한 부분, 기업과 국가가 국민 건강권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분이 공론의 장으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인정된 만큼 향후 상고를 앞두고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명 회장은 "이 인과관계가 학문적으로 입증이 됐고 법원에서도 인정을 한다면, 학계에서도 이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확실히 할 수 있도록 더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이번에 패소하게 된 나머지 주요 원인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안 국장도 "시민사회에서도 건강 형평성에 대해 구조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회가 되도록 요구하고 실천하고 모니터링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열 대한금연학회장(국립암센터 교수)은 "담배가 암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한 물질이라는 건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보건당국은 법원 판단과 별개로 담배로 인해 환자와 질병이 더 많이 생기는 상황을 계속 억제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jmm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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