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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K드라마, 다음은 K하우스?…한옥 경쟁력 위해 필요한 건 “인재 육성”[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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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K드라마, 다음은 K하우스?…한옥 경쟁력 위해 필요한 건 “인재 육성”[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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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덕진공원에 위치한 연화정도서관 전경. 김지혜 기자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에 위치한 연화정도서관 전경. 김지혜 기자


지난 16일 오전 방문한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공학관 1층 실내치목장은 향긋한 나무 냄새와 망치질 소리로 가득했다. 방학 중인데도 동아리 활동을 위해 기꺼이 모인 10여명의 한옥건축학과 학부 학생들의 목재 맞춤 실습이 한창이었다.

같은 시간 2층 야외실습장에선 한옥 정자 한 채가 지어지고 있었다. 직업과정인 한옥기능인력과정을 밟는 중장년의 교육생 여럿이 붙어 정자 천장의 골조를 깎고 조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국내에서 유일한 한옥건축학과(학부)와 한옥학과(석사과정)를 운영하는 전북대에서 마주한 풍경이다.

전북대 고창캠퍼스 공학관 2층 야외실습장에서 한옥기능인력과정 교육생들이 한옥 정자 골조에 쓰일 목재를 다듬고 있다. 김지혜 기자

전북대 고창캠퍼스 공학관 2층 야외실습장에서 한옥기능인력과정 교육생들이 한옥 정자 골조에 쓰일 목재를 다듬고 있다. 김지혜 기자


K팝,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 속에 ‘K하우스(집)’ 한옥의 현대화·세계화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한옥 관심도가 커지는 동시에 해외에서도 한옥 수출 요청이 이어지고있다. 한옥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011년부터 건축사나 시공 전문 기능인 등을 대상으로 한옥 전문 인재를 양성해왔으며, 이를 통해 배출된 총 1580명의 인재가 한옥 설계공모 당선이나 시공 공사 수주, 해외 수출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전북 전주시 덕진공원에 2022년 4월 세워진 연화정도서관은 15년 가까이 지속된 ‘한옥 인재 양성’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지난 15일 찾은 연화정도서관은 ㄱ자 모양의 단층 한옥인 연화정도서관은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팔작 지붕과 연못 위에 살포시 띄운 듯한 구조로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SNS상에서 전주에서 가볼만한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설계는 국토부 지원으로 이뤄지는 전북대 ‘한옥 설계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수료한 임채엽 태권브이건축사사무소 건축사가 맡았다.


지난 15일 전주 연화정도서관에서 만난 임채엽 건축사. 김지혜 기자

지난 15일 전주 연화정도서관에서 만난 임채엽 건축사. 김지혜 기자


연화정도서관에서 만난 임 건축사는 “양성 과정이 없었더라면 이 설계를 못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현대 건축을 주로 하던 그가 한옥을 설계하게 된 데에는 국비 지원 교육 과정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우리나라 최고 한옥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었고, 이를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로 설계 과정에서 자문 등 큰 도움과 지도를 받았다”며 “한옥의 장점 중에서도 특히 마당에서 후원으로 공기가 끊임없이 흐르는 특유의 ‘대류’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옥은 K문화에 대한 인기와 함께 해외에서 수출 요청이 늘고 있다. 외국의 쇼핑몰부터 국립공원, 한인타운 등에서 한옥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이어진다. 전북대는 알제리, 베트남, 필리핀 등에 한옥을 수출했으며 캐나다 토론토에 한옥 문화센터를 만드는 작업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한옥마을도 조성하고 있다. 한옥 수출은 국내에서 부자재를 만든 뒤 운송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남해경 전북대 한옥건축학과 명예교수는 “수출용으로 짓는 한옥은 내수용과 달리 현지 기후에 맞는 건조, 훈증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전문 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토부는 한옥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당장 다음달 100명 규모의 한옥 건축 설계·시공관리자 전문 인재 양성과정을 운영할 기관을 공모한다. 총 3억원의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이다. 이밖에도 국토부는 한옥 건축 설계·시공·관리 교육과정 고도화, 인재 양성 우수기관 시상, 청년·교사 대상 한옥 캠프 재개 등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중장기적으로는 한옥 설계와 한옥 자재(부재) 제작·유통, 한옥 기술 전문 교육, 한옥 시공·유지·보수 등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한옥 건축 산학연 협력단지(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제3차 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2026~2030)에 한옥 건축 활성화 방안으로 담길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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