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가 2025년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국제반도체박람회에서 DDR5와 LPDDR 등 D램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CXMT 홈페이지 |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을 앞둔 가운데, HBM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장비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규제로 첨단 반도체 장비 수급이 중국 HBM 제조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비 내재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나우라 테크놀로지와 맥스웰, U-프리시즌 등은 기존 D램 제조에 활용된 장비를 HBM에 특화된 장비로 개발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HBM에는 여러 개의 D램이 적층돼 제조되는 만큼 반도체를 쌓기 위한 통로를 만드는 식각, 이를 하나의 칩으로 묶는 패키징 등 기존 범용 D램을 제조하던 것과 다른 첨단 공정이 적용돼 이에 최적화된 장비가 필요하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도 범용 D램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HBM 생산을 위한 전용 공정과 설비 확충에 역량을 쏟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이 인공지능(AI)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가운데, 첨단 AI 반도체를 구동하려면 HBM이 필수다. 다만, HBM이 미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 규제 품목으로 지정되면서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HBM을 양산해 공급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뿐이다. 중국에서는 HBM 수급난이 AI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CXMT뿐만 아니라 중국 낸드플래시 1위 기업인 YMTC도 HBM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CXMT는 올해 4세대 HBM(HBM3)을 양산할 계획으로, 화웨이 등 자국 AI 반도체 기업에 샘플을 공급할 만큼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YMTC는 HBM에 활용되는 실리콘 관통 전극(TSV)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TSV는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하단 칩을 전극으로 연결하고 적층해 고용량·고대역폭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미국의 규제로 HBM 양산을 위한 반도체 장비 수급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반도체 장비 업계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식각과 패키징 공정 등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칩을 쌓기 위한 D램 칩 사이의 연결 통로를 정밀하게 뚫는 식각과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칩을 만드는 패키징 공정이 HBM 공정 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은 초미세 회로를 그리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제외한 D램 공정 장비 상당 부분을 내재화했다”며 “다만, 범용 D램으로 HBM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식각, 패키징 등은 기술력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나우라 테크놀로지와 맥스웰, U-프리시즌 등 HBM 특화 장비를 속속 내놓고 있다. 중국 식각 장비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 나우라 테크놀로지는 식각 장비뿐만 아니라 웨이퍼 표면에 얇은 막을 쌓는 증착, 세정 장비 등 HBM 제조에 필요한 핵심 공정 장비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맥스웰은 여러 개의 D램을 묶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개발했으며, U-프리시즌은 HBM 패키징에 필요한 장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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