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 20일
오드리 헵번. (출처: Allied Artists Pictures Corporation, 1957,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93년 1월 20일, 전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은막의 천사'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이 스위스 톨로셰나즈의 자택에서 63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사인은 결장암이었다. 세기의 아이콘이자 인도주의자로 살았던 그의 타계 소식에 전 세계 영화계와 팬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1929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헵번은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함을 겪으며 성장했다.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는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앤 공주 역을 맡으며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녀는 이후 '사브리나', '티파니에서 아침을', '마이 페어 레이디' 등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그는 기존 할리우드의 전형적 미인상이었던 글래머러스한 매력 대신, 가녀린 몸매와 짧은 머리, 우아한 기품을 선보이며 '헵번 룩'이라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창조했다. 그의 미소는 시대를 초월한 순수함의 상징이었다.
영화계 은퇴 이후 헵번의 삶은 더욱 빛났다. 그는 1988년부터 유니세프(UNICEF)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주기 시작했다.
그는 암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 수단, 소말리아 등 기아와 전쟁으로 고통받는 현장을 직접 찾았다. 화려한 드레스 대신 낡은 셔츠를 입고 아이들을 품에 안은 그의 모습은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타인을 돕는 손이다"라는 유언 같은 가르침은 그가 평생 실천해 온 철학이었다.
오드리 헵번은 은막을 빛낸 여배우의 차원을 너머 인류애를 실천한 성녀로 기억되고 있다. 그가 스크린에 남긴 우아함과 현장에서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은 우리 곁에 남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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