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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인 넘었다"…EU, 트럼프 압박에 '159조 보복관세'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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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라인 넘었다"…EU, 트럼프 압박에 '159조 보복관세'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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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기자]

유럽연합(EU)이 930억유로(약 159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 문제로 유럽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EU도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EU 갈등이 격화되면서 80년 넘게 이어온 '대서양 동맹'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시간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오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국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그린란드 사태에 대한 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프랑스, 독일, 영국 등 8개국의 수입품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EU "레드라인 넘었다"…보복 관세 재가동 검토


미국의 관세 압박에 프랑스는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위협하는 제3국과의 무역을 제한하는 제도로 2023년 도입됐지만 아직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각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려 하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법상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협박한다"며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을 상대로 다음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 EU와 영국과 각각 무역협정을 체결해 EU산 수입품에는 15%, 영국산 수입품에는 10%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 '무역 바주카포' 장전…대미 대응 딜레마

이번 갈등은 유럽 8개국이 참여한 군사 훈련 '아틱 인듀어런스'를 계기로 불거졌다.

해당 훈련은 덴마크와 일부 유럽 국가가 북극 안보를 위해 마련한 나토 상호운용성 훈련으로, 덴마크의 그린란드 주권을 지지하는 연대 차원에서 계획됐다.

미국은 이를 직접적인 도발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가 "알 수 없는 목적으로 병력을 배치했다"며 "지구 안전과 생존에 매우 위험한 게임"이라고 비난했다.

EU가 검토 중인 대응책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지난해 미·EU 무역협상 과정에서 마련했다가 보류한 930억유로 규모의 보복관세 패키지다.

미국산 제품에 최대 3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으로, 한 EU 외교관은 미국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보복 관세가 다음달 6일 자로 자동 발효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U는 당시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미국 주요 수출품을 대상으로 한 보복 관세안을 준비했다가 협상 타결로 접은 바 있다.

다른 하나는 ACI 발동이다.

ACI는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제3국의 EU 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다.

당초 중국을 겨냥해 설계된 제도로, 2021년 리투아니아의 대만 대표부 설치를 계기로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서 필요성이 부각됐다.

다만 ACI 발동까지는 EU 의회 논의 등 수개월이 소요되고, 한 번 실행되면 미·EU 동맹 관계가 구조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도 크다.

BBC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유럽 주요국 정상들에게 ACI 발동을 공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토 체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미국의 안보 지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NBC 인터뷰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결국 미국의 안전 보장 우산 아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라며 "미국이 지원을 끊는다면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모든 것이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유럽의 반격이 유럽 경제와 안보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EU 간 갈등이 단순한 영토 문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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