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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年5명 이하’ 쪼개기 채용… 지역인재 할당 피했다

동아일보 이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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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年5명 이하’ 쪼개기 채용… 지역인재 할당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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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지방인재 채용 실태 감사

의무비율 30%, 채용은 17.6% 그쳐

임금 역전에 초급간부 승진 기피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뉴스1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뉴스1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에 30%를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채용률은 의무 비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이 19일 공개한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27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17.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공식 발표치(40.7%)보다 23.1%포인트 낮은 것은 물론이고 의무채용비율(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역인재 채용률은 2024년에는 19.8%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정부 발표치(41.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인재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127개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시 혁신도시법에 따라 해당 기관이 이전한 지역에 소재한 대학 및 고등학교 졸업자를 30%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다만 시험 분야별 연간 채용인원이 5명 이하일 경우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 규정을 활용해 지역인재 채용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는 2018년 경영 분야와 2021년 화공 분야에서 상·하반기 각각 4명을 채용하고도 ‘연 5명 이하’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지역인재 채용 의무를 피해갔다. 연간 기준으로는 8명을 채용한 셈이지만 상반기와 하반기 채용을 별도 채용으로 규정해 지역인재 채용 예외 규정을 적용한 것. 감사원에 따르면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2018∼2024년 연 모집인원이 5명이 넘는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에서 의무채용을 하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등 12개 기관은 정원외로 선발해야 하는 지역인재에게 가점을 줘 일반 정원으로 선발하면서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들이 탈락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2018∼2024년 이들 12개 기관의 채용 결과를 다시 분석한 결과 지역인재를 정원외로 선발했다면 합격할 수 있었던 일반 지원자 5418명이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역전으로 일선 팀장 및 부·차장 등 초급 간부로의 승진 기피 현상도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KPS는 초급 간부 승진시험 경쟁률이 2024년 기준 0.2 대 1에 그쳤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들이 규정 미비에 따른 문제라고 판단하고 혁신도시법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제도 개선을 통보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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