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시장에 美기업 진출 제한하는 ‘무역 바주카포’ 첫 발동도 고려
27개국 정상, 22일 대응방안 논의… 美, 안보 우산 거론하며 유럽 압박
27개국 정상, 22일 대응방안 논의… 美, 안보 우산 거론하며 유럽 압박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청사에 유럽연합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3.11.17 브뤼셀( 벨기에)=AP/뉴시스 |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주요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도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방위적 무역 및 안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80년 넘게 이어진 ‘대서양 동맹’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에 맞서 930억 유로(약 159조 원)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 기업의 EU 시장 진출을 대대적으로 제한하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ACI는 EU를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상대국에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직접 투자, 금융시장 접근 등을 강도 높게 제한하는 조치로 ‘무역 바주카포’로 불린다. 2023년 도입 뒤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압박에 EU가 특단의 맞불 조치를 고려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AP 뉴시스 |
EU 27개국 정상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갖고 미국의 위협에 맞설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유럽의회 또한 지난해 체결된 미국과의 무역협정을 26, 27일 표결에 부쳐 최종 승인하려는 계획을 보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8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서반구의 안보를 다른 나라에 위탁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린란드가 미국에 편입되지 않으면 (북극) 안보 강화가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또 유럽이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유럽이 약함을 드러낼 때 미국은 강함을 보여준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나토가 20년간 덴마크에 ‘그린란드에서 러시아의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그린란드 병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미국에 열세인 유럽이 대서양 동맹 위기를 감수하며 계속 맞서는 건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21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베선트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주요 각료를 대거 동원해 유럽 주요국 정상과의 회동에 나선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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