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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서양 무역전쟁 암운, 수출 전선 비상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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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서양 무역전쟁 암운, 수출 전선 비상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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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그린란드 싸고 갈등 고조
해외 시장·공급망 철저한 점검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EU가 미국에 최대 930억 유로(약 159조 1970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1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시도에 항의하며 미국 영사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EU가 미국에 최대 930억 유로(약 159조 1970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미국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17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누크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장악 시도에 항의하며 미국 영사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움직임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파병 8개국을 대상으로 2월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간 미국의 일방적인 압박과 제재에 참아왔던 유럽연합(EU)도 더 이상 가만있지 않겠다는 태도다. EU는 2023년 도입된 통상위협대응조치(ACI), 일명 '무역 바주카포' 발동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안보 의존 때문에 '트럼프 달래기'에 매달렸던 유럽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반격 의지를 다진 것이다. 세계 경제의 두 축을 이루는 대서양 양안 간 갈등이 전 세계 교역질서를 뒤흔들 조짐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입을 타격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파괴력이 크다.

물론 미국과 EU의 전면충돌 확률은 낮다. 유럽은 나토 체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안보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군사적 충돌을 비켜갈 가능성이 여전하다. 무역보복 역시 EU의 대미 수출 의존도와 금융·디지털 서비스 분야 취약성을 고려하면 쉽게 발동할 수 없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심각하게 도를 넘었다는 인식이 EU의 결속력 강화에 불을 댕긴 건 사실이다. 전면충돌은 아니더라도 대서양 교역이 경색되고 글로벌 교역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얘기다.

대서양 지역 긴장 고조는 우리나라에 적잖은 피해를 줄 수 있다. 한국이 직면할 구체적 리스크는 다층적이다. 미·EU 관세전쟁으로 양측 시장 모두에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주력 수출품의 경우 미국과 EU가 각각 독자적 통상규제를 강화하면 이중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미 수출량을 늘려왔다. 나아가 글로벌 수출 다변화를 위해 EU 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여왔다. 그런데 대서양 긴장이 고조되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EU에서 낭패를 볼 게 뻔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누적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에 이어 이제 대서양 위기까지 겹칠 지경이다. 더구나 그린란드에서 촉발된 대서양 위기는 표면적으로는 영토와 관세보복의 문제이지만, 전후 국제질서를 지탱해온 서방 동맹 간 균열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는 전후 국제질서의 근간이 흔들리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통상마찰을 넘어 글로벌 안보구도의 재편을 예고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 역시 이런 거시적 변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는 미·EU 통상갈등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양측과의 통상채널을 가동해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수출 다변화 전략에 대한 점검도 서둘러야 한다. 기업들도 미·EU 갈등이 몰고 올 공급망 재편과 시장 축소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린란드 사태로 촉발된 대서양 위기는 글로벌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다. 이번 충돌은 일시 봉합될 수도 있지만 또다시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미·EU 갈등에 대처하는 전략 편성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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