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이제 눈을 한반도로 돌리면, 북한도 동일한 러시아계 방공 무기와 자체 개발 지대공미사일(SAM, Surface-to-Air Missile)을 평양과 주요 전략 요충지에 배치하며 '공중 방어망'을 구축해 왔다. 베네수엘라 사례가 주는 경고음은 북한에도 유효할까.
◇ '러시아제 방공망'의 실존과 한계
북한은 지난 수년간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 체계를 도입·보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판치르-S1 등 러시아제 방공 시스템을 평양 방어용으로 배치하고 있으며, 러시아 군사정보국장은 북한군이 곧 독자 운용할 만큼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과거에는 S-300 계열의 지대공 미사일(SAM)도 지원받았다는 분석이 존재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 같은 장비의 이식은 겉보기에는 북한 방공망의 '업그레이드'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장비가 있다고 해서 실전에서 효과를 발휘하느냐는 문제다.
러시아제 방공체계는 원론적으로 매우 높은 성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고도·거리에서 비행체를 탐지·식별·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시스템은 한때 '전장에서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결정적 장비'로 불렸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사례에서 드러난 것은 이러한 첨단 장비조차 제대로 된 네트워크·연결·준비 태세가 결여되면, 실제 전투에서 소용이 없다는 점이었다.
◇ 북한 방공망의 구조와 문제점
북한의 방공망은 전통적으로 매우 밀집된 지대공미사일(SAM) 네트워크와 다수의 대공포, 대공망 롤아웃, 그리고 초기경보용 레이더와의 결합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비무장지대(DMZ), 양 연안 등에 걸쳐 겹겹이 설치된 방공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많은 구형 장비와 중복된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어 현대화 수준은 낮은 편이라는 평가가 존재한다.
북한 독자적으로 개발한 지대공미사일(SAM) 체계인 번개-05(북한 내부 호칭)와 KN-06(번개-06의 미 국방부·정보당국 식별명) 등은 러시아의 S-300과 유사한 개념으로 설계됐으나, 현존하는 북부 방공망의 기본적인 기술·운용 수준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최신 개발 SAM 시스템인 번개-06도 스스로 '스텔스·전자전·다중표적 요격' 능력을 보유했다고 북한은 주장하지만, 외부에서 검증된 성능 데이터는 부족하고 실제 전투 효율은 확인되지 않았다.
◇ 베네수엘라식 '운용 실패'가 평양에서도 발생할까
뉴욕타임스가 지적한 핵심은 단순히 장비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방공망이 센서·지휘체계·요격시스템의 통합적 연결 속에서 작동해야 제대로 기능한다는 사실이다. 단독으로 설치된 레이더가 표적을 잡아도, 통합 지휘 체계가 제대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 요격은 불가능하다. 베네수엘라 사례는 그 연결 고리가 절단된 전형적 사례였다.
북한은 이 점에서 상당한 취약점을 갖고 있다. 첫째, 훈련 및 운용 경험이 제한적이다. 첨단 시스템은 지속적인 실전급 훈련과 다영역 간 정보 공유 훈련 없이는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둘째, 지휘·통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최신 전자전·사이버전 환경에서도 방공망을 유지하려면 정보통신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속도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현실은 여전히 도전적이다.
또한 베네수엘라처럼 다영역 통합 공격, 즉 스텔스 기반 침투와 전자전 교란 그리고 사이버 무력화를 연동한 통합 작전(stealth + electronic + cyber)이 현실화될 경우, 북한 방공망은 빠르게 '눈과 귀'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평양 상공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된 지대공미사일(SAM)과 대공 레이더망이 각각 기능은 해도, 전체 네트워크로서의 연계된 운용 능력은 의문이라는 게 여러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 결론: 장비는 있지만 '통합 방어'는 아니다
결국 북한의 평양 방공망이 베네수엘라와 같은 운용 실패를 겪을 가능성은 단순히 장비의 유무를 넘어 운용 능력, 정보통신 통합능력, 그리고 다영역 전장에서의 대응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베네수엘라 사례가 보여준 교훈은 명확하다. 러시아제 무기체계는 매우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자동적으로 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방공망이 진정으로 위협적이기 위해서는 훈련된 인력, 통합된 네트워크, 실전적 운용 능력이 필수다. 북한의 경우, 장비는 갖췄을지 몰라도 운용 능력과 통합체계의 실전적 검증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평양을 둘러싼 방공망이 과연 "공중 전력을 막아낼 수 있을까?" 그 답은 장비의 수보다 결합된 '전장 운영 체계'에 달려 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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