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정효경 기자) '이상한 동물원'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2부작 다큐멘터리 스페셜 '이상한 동물원'은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화제성을 견인하는 2049 시청률 1.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순간 최고 시청률도 2.6%을 기록했다. (1부, 닐슨코리아, 가구시청률 기준)
화려한 코끼리나 기린은 없지만, 갈 곳 없는 토종 야생동물들과 아픈 동물들로 가득 찬 '이상한 동물원'은 여타 상업 동물원들이 외면해왔던 동물의 '생로병사'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우리 사회에 생명과 공존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이곳에는 유독 사연 많은 동물이 많다. 보낼 곳이 없어 안락사 직전까지 갔던 여우가 구조되어 돌아다니고,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 '갈비 사자'라 불렸던 '바람이'의 딸 역시 실내 동물원을 벗어나 이곳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유리벽을 벅벅 긁으며 정형 행동을 보이던 사자 '구름이'와 장애를 가진 독수리, 물속에서 하얀 눈을 가진 채 살아가는 '명암이'까지, 대중에게 '보기 좋은' 동물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생명으로 대접받는다. 아픈 동물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동물 환자들이 이곳으로 이송되어 온다.
이 특별한 변화의 중심에는 김정호 수의사가 있다. 그는 자신의 일기에 "어쩌다 나는 이런 갈 곳 없는, 약한 존재들에게 끌리게 된 걸까, 뭐가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 답은 그의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닿아 있다.
김 수의사에게는 두 살 터울의 다운증후군 형이 있었다. 당시 사람들에게 '바보'라 불리며 손가락질 받던 형을 지켜주기에 어린 정호는 너무 어렸다. 6학년이 되어서야 형을 지켜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형은 실종되었고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는 "장애 동물이나 갈 데 없는 약자 동물에 마음이 쓰이는 건 아마 형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고백한다.
과거 동물원들은 장애가 있거나 상처 입은 동물을 '불편하다'는 이유로 관람 공간 뒤편으로 숨기곤 했다. 하지만 김 수의사의 생각은 다르다. "동물원에는 어리고 건강한 동물만 있을 수 없다. 장애 동물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동물원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는 철학 아래, 그는 장애 동물들이 당당히 햇빛을 받으며 관람객과 만날 수 있게 했다.
특히 이곳에는 다른 곳엔 없는 특별한 공간인 '사람사'가 있다. 관람객이 직접 철창 안에 들어가 갇혀 있는 동물의 입장을 체험해 보는 공간이다.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은 "단 한 시간만 있어도 너무 외로울 것 같다"며 동물의 고통에 깊이 공감한다.
이곳은 동물이 죽어가는 과정과 그 이후의 모습까지도 투명하게 다룬다. 화려한 볼거리에 가려졌던 동물원 뒷모습, 즉 생로병사의 전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동물원이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생명의 가치'를 배우는 장소임을 증명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팀장님(김 수의사)이 동물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꿔놓았다"며 입을 모은다. 오직 동물의 이득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노력 덕분에, '이상한 동물원'은 오늘도 상처 입은 생명들이 다시 숨 쉬는 가장 따뜻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SBS '이상한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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