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김재환은 19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날 김재환은 두산 베어스를 떠나게 된 '옵션'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새로운 팀에서의 출발에 대해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김재환은 통산 18시즌 동안 '원클럽맨'으로 1486경기에 출전해 1425안타 276홈런 982타점 836득점 타율 0.281 OPS 0.878을 기록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물론 홈런왕 타이틀을 손에 넣고, MVP까지 선정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2025시즌이 끝난 뒤 김재환은 2021년 두산과 4년 총액 115억원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재환은 이번 겨울 FA를 선언하지 않았다. 두산과 4년 계약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어온 만큼 두산에 잔류를 택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김재환은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유는 '옵션' 때문이었다. 김재환은 4년 전 두산과 재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총액 115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원했다. 하지만 두산은 김재환의 몸값을 맞추는 것에 부담을 느꼈고, 이에 양 측이 한 발씩을 양보했다. 김재환은 계약 규모를 낮춰주기로 했고, 이에 두산은 김재환이 원하는 옵션 한 가지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때 김재환 측이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이 옵션으로 인해 김재환이 FA를 선언하지 않았던 것이다. 두산과 김재환은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 데드라인까지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 결과 김재환은 아무런 제약 없이 타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게 됐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문제는 분명 아니었다. 제도의 허점을 제대로 파고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그 차원에서 봤을 때 이 같은 옵션은 FA 보호선수, 보상금의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 있었던 만큼 비난,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김재환은 2년 총액 22억원의 계약을 통해 '고향팀' SSG 랜더스에 입단하게 됐다.
프로 입성 이후 19년 만에 유니폼을 갈아입은 만큼 아직 적응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재환은 SSG 유니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직 낯선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캠프에서 많이 입다 보면 금방 괜찮아질 것 같다"며 새출발을 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이 느낌이 말로 표현이 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긴장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에 부담감은 없다는 게 김재환의 설명이다. 그는 "이전에는 부담감이 많았는데, 팀을 옮기면서 그 부담감이 사라졌다. '내가 정말 잘해야 된다'라는 것보다 새로운 팀에 적응을 해야 하기에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SSG는 김재환이 최근 부진을 거듭했지만, 타자 친화적인 랜더스필드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환은 "기대보다는 궁금함이 큰 것 같다. 야구장 사이즈가 작아졌다고 내 퍼포먼스가 더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하다 보면 오히려 힘이 들어가고, 경직될 수 있다. 지금은 궁금증이 더 크다"고 말했으나,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였다.
끝으로 김재환은 "작년에 SSG가 워낙 조흔 성적을 냈다. 올 시즌에는 더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도록 내가 더 철저히 준비해서 다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이 목표"라며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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