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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채울 때까지 버티자'는 검사…엑소더스 계속?[검찰聽]

머니투데이 정진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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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채울 때까지 버티자'는 검사…엑소더스 계속?[검찰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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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사진=뉴시스



조직을 떠나는 검사들이 늘고 있다. 남아 있을 유인이 줄어들어서다. 검찰 개혁에 따라 오는 10월이면 검찰청이 폐지된다는 점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명예퇴직수당을 받는 기준인 20년을 채우고 그만두겠다는 검사들이 많다. 20년차 이상 검사는 보통 부장검사로 간부 역할을 한다. 조직의 핵심 역할을 하는 허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한 검사를 연차별로 구분한 결과 20년 이상 재직한 검사의 비율이 전체 중 약 44%로 가장 높고, △10년 차 미만 검사 28% △15년 차 이상 20년 차 미만 검사 19% △10년 차 이상 15년 차 미만 검사가 9%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는 160명 이상이 검찰청을 떠나면서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수의 검사가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검찰청 폐지 논의가 장기화하고, 실제 확정되며 조직 내부 사기와 의욕이 크게 떨어진 점이 검사 대거 이탈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더해 최근 있었던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논란, 탄핵정국과 정권교체 등을 거치며 생긴 내부 혼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퇴직을 희망하는 검사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약 2억원대의 퇴직수당을 받고 그만 두겠다는 검사들이 많다고 한다. '국가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 규정'에 따르면 재직기간이 20년 이상이고 정년 퇴직일로부터 최소한 1년 전 스스로 퇴직한 검사는 명예퇴직수당을 받을 수 있다. 검찰총장, 고등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관련,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청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농담삼아 얘기하는데 그중 아직 퇴직하지 않은 15~16년 차 검사 일부는 5년 정도만 참자는 얘기를 한다"며 "가정을 먹여살려야 하는데 요즘같이 검찰 출신의 로펌 취업이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퇴직수당이라도 제대로 챙기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연차의 검사들은 대체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고급 수사 인력이라는 점이다. 15년 차 이상은 부부장검사에서 부장검사로 막 승진한 연차에 해당한다. 수사를 지휘하고 이끌어가는 연차다.


이태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현재 검사로 근무하는 사람들은 상당수 종전 수사 체계 속의 검사 역할을 기대했을 텐데 검찰 개혁으로 상당 부분 업무를 못 하게 됐으니 고민이 늘 수밖에 없다"며 "중대범죄수사청이 설립되더라도 수사란 사실관계만 조사하는 게 아닌 법리도 따져야 하는데 형사법 체계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검사들이 부재할 경우가 상당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중수청법과 공소청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각각 중수청과 공소청이 나눠서 맡게 된다. 중수청은 법률가 출신인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구성된다. 초기 수사력 강화 차원으로 검찰 출신을 수사사법관으로 대거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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