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화사. 피네이션 제공 |
가수 화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노래 ‘굿 굿바이’가 음원 차트를 장기 집권하며 ‘반짝 흥행’이 아닌 ‘지속 흥행’의 얼굴이 됐고, 데뷔 12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치렀다. 한 곡의 히트에 그치지 않고, 그간의 커리어와 위기, 재도약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굿 굿바이’의 성과는 최근 가요계에서 단연 돋보인다.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으나, 지난해 11월19일 청룡영화상 축하 무대에서 화사와 배우 박정민이 펼친 퍼포먼스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차트 역주행 현상이 벌어졌다. 이후 주요 음원 차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퍼펙트 올킬’을 19일 현재 700회 넘게 기록하며 화사는 국내 가수 가운데 1위로 올라섰다. 각종 음악 방송에서도 연속 1위에 올라 다관왕을 이어가고 있다. 잠깐의 화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중에게 오래 머무는 메가 히트곡이 된 것이다.
가수 화사가 지난 17~18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데뷔 12년 만의 첫 단독 콘서트 ‘미 카사’를 열었다. 피네이션 제공 |
이런 흐름은 첫 단독 무대로 정점을 찍었다. 화사는 지난 17~18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데뷔 12년 만의 첫 단독 콘서트 ‘미 카사’를 열었다. 화사는 “데뷔 후 처음으로 여는 단독 콘서트 무대에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여기에 섰다”며 “콘서트를 찾아주신 한분 한분의 발걸음이 너무 귀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그의 말처럼 화사의 커리어는 단숨에 완성되지 않았다. 2014년 그룹 마마무로 데뷔해 주목받은 화사는 팀 활동을 통해 라이브 감각과 퍼포먼스의 기본기를 다졌고, 2019년 ‘멍청이’로 솔로 서사를 열었다. 이후 ‘마리아’ ‘돈트 터치 미’의 연이은 성공은 화사의 이름을 독자적 화법을 가진 솔로 아티스트로 각인시켰다. 외부의 시선과 자기혐오를 정면으로 끌어안되,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 태도는 이후 그의 무대를 관통하는 정체성이 됐다.
가수 화사가 지난 17~18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데뷔 12년 만의 첫 단독 콘서트 ‘미 카사’를 열었다. 피네이션 제공 |
화사의 ‘지금’이 더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이 성공 서사가 단숨에 성취된 게 아니라 ‘추락할 뻔한 자리’에서 다시 올라온 곡선이기 때문이다. 그는 2023년 5월 대학축제 무대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를 두고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고, 학부모단체가 공연음란 혐의로 고발하면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결국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무대의 자유와 대중의 시선 사이에서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는 질문이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사건 직후 낸 싱글 ‘아이 러브 마이 보디’와 미니앨범 ‘오’의 성과도 뚜렷하지 않았다. 이런 고민의 답으로 내놓은 것이 ‘굿 굿바이’다.
‘굿 굿바이’ 같은 여성 솔로 가수의 미디움 템포 노래가 크게 히트한 경우는 케이(K)팝 아이돌이 점령한 최근 국내 가요계에서 흔한 사례가 아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굿 굿바이’는 삼중감, 즉 3개의 달콤한 지점을 동시에 충족한 작품”이라고 분석했다.
화사 ‘굿 굿바이’. 피네이션 제공 |
첫번째 지점은 노래 자체의 완성도다. 임 평론가는 “음원이 공개됐을 때부터 물건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신스팝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라인이 인상적이며, 귀를 한번에 잡아끌고 오래 남기는 장치가 여러겹으로 설계돼 있다는 설명이다. 임 평론가는 “대중의 귀를 한번에 붙드는 드라마틱한 진행, 그리고 후크가 두개 이상 작동하는 구조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과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두번째는 확산의 촉매다. 청룡영화상 축하 무대는 “설명이 필요 없는 확산의 계기”가 됐다. 노래가 이 ‘한 장면’으로 각인되면서, 대중에게 빠르게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을 통해 ‘굿 굿바이’를 접한 대중은 노래 자체의 매력에 빠져 반복 청취하면서 음원 차트 성적을 끌어올렸다.
가수 화사. 피네이션 제공 |
그런데 이런 확산의 계기 또한 세번째 지점인 ‘화사’라는 캐릭터 없이는 불가능했다. 임 평론가는 “솔로 여가수로서 이효리의 계보를 잇는 한편, 동시대 제니와는 다른 아우라를 뿜는다”며 “캐릭터와 퍼포먼스 능력, 가창력과 음색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사례다. 음색과 가창력, 리듬감과 표현력은 독보적”이라고 화사를 평가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극적인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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