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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바뀌자마자 체포…대법, 경찰 전장연 대표 체포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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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바뀌자마자 체포…대법, 경찰 전장연 대표 체포는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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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023년 7월14일 차도를 막고 시위를 벌여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전장연 제공.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023년 7월14일 차도를 막고 시위를 벌여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전장연 제공. 연합뉴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 중 경찰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체포한 것은 위법했으므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박 대표와 활동지원사 ㄱ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지난 15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서 국가는 박 대표에게 700만원, 활동지원사에게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박 대표는 지난 2023년 7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를 가로막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박 대표가 신호 대기 중인 버스에 다가가 “태워달라”, “더 이상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는 말을 하던 중 보행 신호가 적색으로 바뀌자마자 경찰은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로교통법 위반)로 박 대표를 현행범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를 돕는 활동지원사 박씨도 함께 체포됐다. 박 대표는 체포 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차량을 요구했지만 승강 설비가 없는 일반 승합차로 호송됐다. 이들은 30여 시간 구금됐다가 이튿날 석방됐다.



이후 박 대표 등은 지난 2023년 9월 국가를 상대로 3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경찰의 체포가 위법했다”며 박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1심 법원은 “체포되기 전까지 원고들이 도로에 있던 시간은 체포 시간을 포함해 1분도 되지 않는다. 원고들이 명백히 교통을 방해해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했다거나, 위력을 행사해 버스 운행 업무를 방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가) 신원이 이미 명확히 파악돼 있던 점을 볼 때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체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경찰의 체포가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호송과정에 대해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정한 공공기관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도 이런 판단이 맞는다고 봤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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