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점·할당 '중복 운영'에 일반 지원자 불이익 우려
'보수 역전'에 초급간부·임원 승진 기피 확산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2026.1.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감사원이 공공기관 인력 운용 전반에서 제도 취지와 현장 운영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전지역인재 채용 제도는 예외 규정이 과다 적용돼 실제 채용률이 의무비율(30%)에 못 미쳤고, 초급간부·임원 승진은 업무 부담 대비 보상 부족과 '임금 역전' 등으로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 임금피크제는 구체적 직무 과제를 부여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생산성과 '일하는 분위기'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19일 감사원은 '공공기관 인력 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통해 구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와 한국전력 등 37개 공공기관의 인력관리 제도를 점검했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전지역인재 채용 제도와 관련해 감사원은 예외 규정의 과다 적용이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봤다. 혁신도시 법령상 '시험 분야별 연 5명 이하' 채용은 의무채용 비율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일부 기관이 '연간'이 아닌 '매회 시험단위'로 예외를 판단해 제도를 폭넓게 회피한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모집인원 5명이 넘는 채용시험 136회 중 98회(72%)에서 의무채용 비율을 미적용한 기관도 있었다. 시험분야를 직군·직렬로 자의적으로 나눠 결과적으로 '5인 이하'로 만들어 예외를 적용하는 사례도 지적됐다.
그 결과 국토부가 발표한 권역별 채용 실적과 달리, 신규 채용 총정원을 기준으로 한 '실제 채용률'은 2023년 17.7%로 의무 비율 30%에 못 미쳤고, 국토부 발표치(40.7%) 대비 최대 23%포인트(p) 낮았다.
가점제·할당제의 '중복 운용'도 문제로 제시됐다. 감사원은 지역인재 합격자가 의무 비율에 미달할 경우 정원 외로 선발해야 하며, 합격선 내 일반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부 기관이 채용목표제 도입 이후에도 기존 가점제·할당제를 함께 운용해 일반 지원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감사원이 가점·할당을 배제하고 2021~2024년(가점)과 2018~2024년(할당) 채용 결과를 모의 분석한 결과, 당초 탈락했던 일반 지원자가 합격하고 합격했던 지역인재가 탈락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예외 규정 축소, 채용가점제·할당제 폐지, 이전지역 범위의 광역화 등을 국토부에 정책 참고 자료로 통보했다.
승진 분야에선 '기피 현상'이 인력 운용 비효율과 조직 불균형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초급간부(통상 3·4급 직위 부여) 승진은 한전 등 7개 기관에서 특히 심각했고, 일부 기관은 승진시험 경쟁률이 장기간 하락해 미달이 반복됐다.
초급간부의 공석으로 한 명이 여러 부서를 겸임하는 사례가 늘면서 안전관리 부주의나 현장 업무 지연 등의 부작용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업무량과 책임은 늘지만 통제 권한은 부족하고, 거주지 이동 부담에 비해 지원은 미흡한 데다 승진 후 보수가 오히려 역전되는 사례까지 나타난 점을 원인으로 짚었다.
임원(상임이사) 승진도 상당수 기관에서 기피 분위기가 존재했는데, 1급과의 임금 역전, 기관 경영평가에 좌우되는 성과급, 낮은 연임률과 정년 미보장 등이 주된 요인으로 제시됐다.
임금피크제 역시 구체적 과제 없이 운영되는 사례가 핵심 문제로 적시됐다. 감사원은 임금피크 대상자 중 별도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 업무량이 '전혀 없거나 저조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과평가 결과가 보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개인 성과가 아닌 부서 성과만 반영되는 구조가 많아 유인체계가 약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별도 직무가 비정형적 업무가 많고 별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목표·과제를 명확히 부여하지 않으면 부서장 관리가 어렵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국토부와 기재부에 관련 개선 방안 마련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예외 규정 정비와 기준 명확화, 지역 인력풀 확대, 승진 보상 체계 개선과 순환보직 부담 완화, 임원 성과급·연임 체계 손질, 임금피크제 성과 유인 강화와 적합 직무·목표 설정 등이 주요 권고 방향이다.
한편 이번 감사는 지난 2024년 1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진행됐으며, 공공기관 이전지역인재 채용, 초급간부 승진 기피, 임원(상임이사) 승진 기피, 임금피크제 등 4개 현안을 중심으로 실효성과 부작용, 문제 발생 원인을 분석·진단했다. 설문조사(누계 1만 6876명), 심층 인터뷰(누계 212명), 통계·추세 분석과 해외·민간 사례 조사도 병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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