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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칼럼] 미래 전쟁의 중심에 선 하이브리드 전쟁

SDG뉴스 SDG뉴스 정순채 서울과기대 겸임교수/법무법인 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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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칼럼] 미래 전쟁의 중심에 선 하이브리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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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채 서울과기대 겸임교수/법무법인 린 전문위원

정순채 서울과기대 겸임교수/법무법인 린 전문위원


현재 진행형인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현대 전쟁의 성격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전면적인 무력 충돌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이 전쟁은 우리가 익숙하게 인식해 온 전쟁의 시작과 전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든다. 오늘날 전쟁은 더 이상 선전포고와 함께 물리적 충돌로 돌입하지 않는다. 평시와 전시가 중첩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전개되는 복합적 과정에 가깝다.

이러한 전쟁 양상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하이브리드 전쟁'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군사력 중심의 전통적 전쟁 개념을 넘어 정치·외교·경제·정보·심리 영역을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적 충돌을 의미한다. 무력 사용은 전체 전략의 한 요소일 뿐이며, 상당수 경우 비군사적 수단이 먼저 동원되어 상대국의 사회적 결속과 정책 결정 능력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 과정에서 공격의 주체와 의도는 의도적으로 불명확하게 유지되며, 이는 대응 시점과 수단을 판단하는 데 구"적인 혼선을 초래한다.

하이브리드 전쟁은 결코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현상만은 아니다. 과거의 분쟁 사례에서도 군사적 충돌 이전에 사이버 공격과 정보 "작, 정치적 압박이 선행되는 양상은 반복적으로 관찰돼 왔다. 국가 기반시설과 공공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은 물리적 피해 없이도 사회 전반에 상당한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략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전쟁의 개념이 전선 중심에서 사회 전체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 하이브리드 전쟁에서 사이버 공간은 가장 핵심적인 전장으로 평가된다. 사이버 공격은 국경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비교적 제한된 자원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격 주체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특성은 기존의 억지와 보복 논리를 약화시키고 국가 간 책임 공방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드론과 같은 저비용·고효율 무기체계가 결합되면서 전쟁 수행의 문턱은 더욱 낮아지고 전통적인 군사력 우위의 의미 역시 재정의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전쟁에서 인식과 여론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투 상황과 피해 장면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는 군사적 결과 못지않게 국내외 여론과 정치적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보의 확산과 해석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 개개인은 전쟁의 주변적 존재가 아니라 전쟁의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가 된다. 이른바 '인지 영역'에서의 경쟁은 현대 분쟁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이버 공격과 정보전은 국경의 의미를 약화시킨다. 통신망과 금융 시스템, 데이터 인프라뿐 아니라 개인의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계정까지 잠재적 공격 대상으로 만든다. 특히 개방성과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사회는 이러한 공격에 구"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대응은 군사적 대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이버 안보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정부 부처 간 협력은 물론 민간 영역과의 연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이다. 동시에 허위 정보와 심리전에 흔들리지 않는 사회적 회복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강화해야 한다. 개인의 정보 판단 능력과 보안 의식은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한다.

전쟁은 반드시 총성과 함께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위험한 상황은 위협이 일상 속에 스며들었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요구되는 것은 과도한 공포가 아니라 변화된 안보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제도적 준비다. 미래 전쟁의 양상을 직시하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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